6.4 교육감선거에서 13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전국 17개 선거구 중 13개 지역에서 민주진보 후보들이 당선됐다. 1기 진보교육감 당선자 6명의 2배에 달하고, 17개 교육감의 2/3에 달하는 대거 당선이다. 진보교육감들은 혁신교육과 교육복지, 평등교육을 표방했고, 우리 국민은 진보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내줬다.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된 지역은 서울·경기를 비롯해 인천(이청연 후보), 광주(장휘국 후보), 세종(최교진 후보), 강원(민병희 후보), 충북(김병우 후보), 충남(김지철 후보), 전북(김승환 후보), 전남(정만채 후보), 경남(박종훈 후보), 부산(김석준 후보), 제주(이석문 후보) 등 13곳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문용린 후보는 물론 줄곧 선두를 지킨 고승덕 후보까지 여유 있게 앞서며 제20대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의 최대 피해 지역인 안산이 포함된 경기도에서는 진보 성향의 이재정 후보가 당선됐고, 인천에서도 이청연 후보가 당선되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교육감 자리를 진보 진영이 싹쓸이 했다.

충남에서는 충남지역 전교조를 이끌어온 김지철 후보가 서만철 후보를 1.2% 앞서 당선됐고, 세종시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최교진 후보가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원교육감은 역시 전교조 출신의 민병희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으며, 충북에서는 김병우 후보가 나머지 후보들을 제치며 충북 첫 진보교육감 시대를 열었다.

전북의 경우 당초 10명의 교육감 후보군이 비 김승환 진영을 형성했지만 김 당선인을 긴장시킬 만한 대항마가 없었을 뿐더러 후보자 간 내분으로 전략적 우위마저 지키지 못해 김승환 후보가 최종 당선을 거머쥐었다.

광주와 전남은 현 교육감인 장휘국 후보와 장만채 후보가 재선됐고, 경남지역에서는 박종훈 후보가 경남에서 탄생한 첫 진보교육감이 됐다.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진보 성향의 교수 출신 김석준 후보가 당선됐으며, 경남 지역에서는 진보 성향의 박종훈 후보가 보수성향 권정호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제주에서는 이석문 후보가 당선되는 등 총 13명의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은 대구, 대전, 울산, 경북 등 4곳에서만 승리했다. 특히 진보 교육감 중 8명이 전교조 출신이고, 나머지 5명은 친 전교조 출신으로 분류돼 향후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6.4 지방선거의 최대 반전은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감 선거였다.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진영은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교육감을 배출하며 약진했다. 현재 6명에 불과한 진보교육감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현 정권에 대한 국민과 학부모들의 분노가 교육감 선거 결과로 표출됐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진보진영의 이른 단일화 성공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진보진영은 17개 선거구 중 13곳에서 단일화에 성공해 보수후보들보다 수월하게 표를 결집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앵그리맘’들이 교육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며 표를 던져 진보 압승을 이끌어냈다.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과반 이상을 점하면 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을 진보진영이 맡을 수 있고, 우리나라 전체 교육정책에도 큰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전교조는 4일 오후 논평을 발표해 진보교육감들의 당선을 환영하고 “입시 위주의 학력을 강조하거나 철지난 색깔론을 앞세운 교육감은 외면 받은 반면, 경쟁이 아닌 협력교육을, 탐욕이 아니라 생명 등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강조하고 근본적인 교육변화를 강조한 교육감들이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교조는 교육의 혁신을 추진하는 교육감들과 함께 교육주체와 국민들의 바람을 실천하고, 보수교육감 지역에서도 새로운 교육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교육감들의 공약이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감시와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교육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왜곡된 교육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꼭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