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희생학생 가족 울산서 8천명 넘는 서명 받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세월호 희생자 가족 19명은 지난 20일 울산에 내려와 3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8천명 넘는 서명을 받았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천만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 단원고 남지현 학생의 언니와 부모는 울산까지 내려와 거리 서명에 나섰다. 지현양의 아버지는 서명 받는 내내 눈물을 자주 닦아 냈다. ⓒ 용석록 기자

숨진 2학년 2반 조서우 학생의 아버지 조혁문 씨는 “마냥 슬퍼만 할 수 없어 거리서명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나태한 언론과 무능한 정부에 실망해 불신과 분노의 마음마저 생겼지만 국민의 관심이 힘을 줬다”고 말했다.

조씨가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너무도 사랑스럽던 제 딸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하는 이 현실이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내 딸 서우야... 너무 보고 싶구나... ”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학생은 36명 가운데 35명이 세월호에 승선했다. 이 가운데 10명은 구조, 사망자 인양 24명, 1명은 실종됐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된 뒤 70일째인 24일까지 11명은 실종상태다. 실종자는 단원고 학생 5명, 교사 2명, 승무원 1명, 일반인 3명이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29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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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이혜경 학생의 아버지 이중섭 씨는 성남동에서 거리서명을 받는 내내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이씨는 학생들이 지나갈 때마다 딸이 돌아올 것만 같다. ©용석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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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휴대폰에 저장된 딸 혜경 양이 세월호 안에서 친구와 찍었던 사진을 내 보였다. 이씨 사진첩에는 딸이 웃는 모습 수 십장이 담겨져 있다. ⓒ 용석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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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는 3시간 동안 3천 명이 넘는 시민이 특별법 제정 서명에 동참했다. ⓒ 용석록 기자

 

20일 울산에 내려온 단원고 2학년 2반 희생자 가족은 거리 서명에 나서기 전 민주노총울산본부와 울산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열었다.

세월호 유족과 울산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일 저녁 6시부터 3시간 동안 5개 구군으로 흩어져 거리 서명을 받았다.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는 3시간 동안 3천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희생자 가족의 손을 잡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울산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일 받은 서명자 8천명 외에 그동안 받았던 1만 2천여 명의 서명용지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열렸던 세월호 관련 '울산촛불행동', '노동자공동행동'과 별개 또는 중복으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지난 5월 22일 발족됐다. 대책회의는 5월 9일 청와대 앞에 가로막힌 유족들을 보며 범국민대책기구 필요성을 느껴 원탁회의를 열고 5월 22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를 발족했다.

대책회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세월호 희생자 유족은 전국을 순회하며 서명운동을 벌인다. 울산은 5개 구군으로 나눠 매 주 서명운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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