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잇단 자살 이후에야 그나마 세상의 관심이 쏠렸던 삼성전자서비스 사태.

노사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막판에 이견이 불거져 오늘(27일)로 예정됐던 노조의 찬반 투표가 취소됐습니다.

어제 삼성전자서비스 경인센터 부지회장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사실도 오늘 확인됐습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앞에 나가 있는 취재 피디 연결합니다. 김지혜 피디

노종면 앵커(이하 노): 자살을 기도한 노동자,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김지혜 뉴스피디(이하 김): 다행히 병원에서 회복 중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경인지역 부지회장이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했지만,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고 염호석 양산센터 분회장이 사망한 지난달 17일 이후 41일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현재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고 최종범 씨, 지난달 사망한 고 염호석 씨까지 총 2명입니다.

   
 

노: 오늘 원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하기로 했습니다만, 총회를 못 했습니다. 왜 계획대로 안 됐습니까?

김: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 기준 단체협약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노조 측은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실무교섭에서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기준 단협안을 작성해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하기로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기준 단협 125개 조항 중 몇몇 문제들에 대해 이견이 확인돼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를 취소했습니다.

   
 

투표는 취소됐지만, 노사 실무 교섭에서 합의된 주요 쟁점들에 대해 전체 조합원에게 보고하는 자리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지금도 서초 삼성 본관 앞에는 8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40일째 노숙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노: 어제 합의된 내용이 뭔지 궁금합니다. 핵심 쟁점들에서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죠?

김: 그렇습니다. 먼저 고 염호석 씨에 대해서는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가 고인에 대한 애도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을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노동 조건과 관련해서는 기본급을 보장하기로 한 내용이 핵심입니다. 기존에는 노동자들이 기본급 없이, 건당 수수료 체계로 임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본급 120만원에 더해, 식대 등 일부 수당을 수리 건수와 관련 없이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위장 폐업 논란이 일었던 서비스센터 3곳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을 우선 고용하고, 노조 활동도 보장한다고 합의했습니다.

노: 이견이 생긴 부분들도 구체적으로 알아보지요. 이런 이견이 어제 합의를 무위로 돌릴 수도 있는 겁니까?

김: 판 자체가 완전히 깨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교섭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먼저 사측은 인사 및 징계 등에 대한 것은 회사에 모두 맡기라는 입장이지만, 노동자들은 징계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근 나갔을 때 주차비 등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등 업무와 직결된, 세부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담긴 기준 단협을 가지고 향후 49개 센터 별도로 단협을 맺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는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기준 단협안이 나올 때까지 찬반 투표를 미루기로 결정한 겁니다.

노: 센터별로 단체협약을 맺는다는 건 무슨 의미입니까?

   
 

김: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서비스 업체 구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본사는 삼성전자서비스이고, 그 아래 100여개의 지점이 있습니다. 이 지점들이 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데, 현재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서로 다른 49개 협력업체 소속입니다.

그래서 기준 협약의 성격을 띠는 기본 단협안을 마련한 뒤에 이를 기초로 해서 각 사업장 별로 단협을 체결해야 합니다.

이 작업에 대해 노사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삼성전자서비스가 현대차처럼 불법 파견을 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누가 실제 사용자인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과정이 복잡해 진 겁니다.

이 문제가 삼성전자서비스 사태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국민TV뉴스 김지혜입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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