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이렇게 고마운 분들 많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 감사하다”

▲ 순천시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김해에서 3일 저녁 열린 촛불문화제.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세월호 가족버스 순회팀이 7월 2일 팽목항과 창원을 나서 서울로 향하며 지역에서 노동자와 시민을 만나 천만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를 잃은 가족들의 간곡하고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전국 방방곡곡을 울린다.

세월호 가족버스 2일차 김해시내 촛불문화에서 수민어머니는 “천만인 서명에 나선 후 우리 아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애써 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직 세상이 따뜻하고 그래서 저희가 버틸 수 있다”고 전하고 “아들에게 ‘이렇게 고마운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 생일 열흘 전에 아이가 올라왔고, 아이 장례를 치른 날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었다”면서 “장례를 치르고 일주일 후 팽목항으로 내려갔는데 너무나 많은 거짓말과 그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세상이 절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수민어머니는 또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사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천만인 서명에 나선 후 너무 많은 분들이 내 아픔과 똑같이 아파하시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며 우리를 안아주셨다”고 말했다.

2학년 7반 민수 아버지는 “다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또다시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천만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주문하고 “그리고 2014년 4월 16일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저희가 들고 있는 피켓에 벚꽃이 활짝 폈을 때 반 아이들 모두 찍은 사진 중에 우리 아들이 제일 잘 생겼다”고 말하고 “34명이 한 반인데 한 아이는 수학여행을 못갔고, 한 명만 살아 32명과 이지혜 선생님 모두 희생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일 진도 팽목항에 내려갈 때만 해도 죽음은 생각도 하지 않았고 모두 구조됐다고 얘기 들었고 설마 지금 같은 세상에 그런 죽음을 맞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민수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구조하지 않는 현장, 이 정부 이 나라가 하는 거짓말을 봤다”면서 “아무런 대책이 없는 정부는 또 ‘기다리라’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민수 아버지는 “우리는 죽어가는 아이들을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못난 부모들이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서명운동에 나섰다”고 말하고 “반드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세월호 참사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을 비롯한 광주시민들이 노란우산을 들고 세월호 가족들을 숙소로 안내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세월호 가족버스 순회에 나선 가족들이 자식을 잃은 아픈 마음을 국민을 향해 쏟아내며 천만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노동자와 시민들은 자신의 지역을 찾은 가족들을 반갑게 마음으로 맞아 끌어안고 함께 눈물 흘린다.

한 마디 한 마디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노동자들은 가슴으로 듣고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이 땅에서 세월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천만서명에 동참해 달라는 가족들과 함께 서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한편 세월호 가족들은 각 지역을 갈 때마다 노동자와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피로를 잊는다. 3일 밤 장맛비 속에서 민주노총 박봉주 광주지역본부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광주시민들이 가족들 숙소인 518 교육관 앞에서 노란 우산을 받쳐들고 도열해 가족들을 숙소로 안내했다.

광주시민들은 숙소내 각 방마다 과일과 쪽지글로 마음을 전달했고 가족들은 그 아름다운 세심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 광주시민들이 세월호 가족들 방마다 마음을 담아 과일과 함께 전달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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