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지하철·전교조·공무원 노동자 만나...시민들, 가족들에 따뜻한 온정 보내

▲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세월호 가족들이 광주에서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세월호 유가족들이 버스를 타고 팽목항과 창원을 출발해 전국을 순회하며 특별법 제정 천만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순회 3일차인 7월 4일 가족들은 광주와 부산에서 기아차와 금호타이어 등 금속노동자들, 전교조·공무원노조 조합원들, 부산지하철 노동자들, 시민사회단체를 만났고 거리에서 시민들에서 서명을 받았다.

영남팀은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 기자회견으로 3일차 일정을 시작했다. 1박2일로 진행되는 부산 일정에는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8반 학부모 30여 명이 참가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반갑다 환영한다는 말을 못하겠고, 전국적으로 순회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전하고 “4월 말부터 부산역에서 (세월호 관련) 집회와 선전전을 했다”면서 “세월호문제가 전체의 문제임을 잘 알고 있고 가족들 심정을 위로할 수 없지만 전국 각지에서 함께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발언 중 김 본부장이 울컥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세월호참사부산시민대책회의는 부산 공식방문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시민들을 향해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책임을 졌느냐?”고 묻고 “그래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책임자를 엄벌하지 않고서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법 제도를 개선할 수 없으며 제2, 제3의 참사도 막을 수 없다”면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다리고 함께 분노했던 국민들이 4.16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 세월호 가족들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6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가족들이 부산시의회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참배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 4월 16일 이후 끊임없이 흘리고 또 흘렸을 그 눈물을 또 흘린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과의 간담회.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이어 순회팀은 부산시의회에 만들어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참배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분향하고 참배하는 가족들 눈에서 또 눈물이 쏟아졌다.

7반 학부모들은 3~4명씩 총 7개 조로 나뉘어 부산지하철 역무지부·승무지부·차량지부, 전교조 부산지부, 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 서비스연맹 노보텔, 천주교와 간담회를 가졌다.

부산지하철노조 승무지부장은 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오늘을 계기로 하여...”까지 말하다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평범한 부모로서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하고 “부산지하철도 토일요일 4~5곳 역사에서 서명을 받고 있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합원은 (서명을) 다 받았는데 가족까지 1인당 10명씩 확장하는 논의를 하겠다”고 말하고 “안전 관련해 세월호와 지하철이 직결된 문제로 보고 전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2시30분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가족들과 민주노총 부산이 간담회를 시작했다. 김재하 부산본부장은 “세월호는 지금 시기 집중해야 할 투쟁”이라면서 “내 자식의 문제로 보고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고 “가족들은 힘내고 우리는 결의를 밝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 부산지하철 역사에 부착된 포스터.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눈시울 붉히는 위에 결의하자”면서 “고통을 감내하며 전국을 도는 가족들의 심정은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는 말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더 이상 이런 고통, 이런 죽음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대표는 “무엇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픔을 안고 지친 우리에게 힘을 달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철도·금속·화물노동자들도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들의 결의를 밝혔다. 철도노동자는 “제2 제3의 세월호가 철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유가족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하고 “현재 2만1,000명 서명을 했는데 조합원 1인당 20명씩 더 받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금속노동자는 자본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며 오늘 간담회를 계기로 더 힘차게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화물노동자도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유가족은 “지금까지 소시민으로서 월급 받으면 꼬박꼬박 세금을 내며 살았는데 416을 보니 국가가 국민들에게 행할 의무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진실을 밝힐 특별법 제정을 원하는지도 의심이 가는데 천만서명이 정부를 압박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을 잘 모르고 언론에서 보는 것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팽목항에서 보니 언론 보도의 진실이 5%도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로 감사하다”면서 “엄마아빠의 마음으로 죽어간 아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근본적인 이 나라의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서명만이 우리가 살길”이라고 간곡히 부탁하며 “노동자 여러분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유가족은 “처음에는 서명만 받으면 됐지 왜 천만이냐 그만하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국회등을 다녀보니 그렇지 않았다”면서 “우리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 10년 만에 낳은 아이였고 너무나 평범한 집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서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섭고 두렵다”고 말하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국민이 원하는 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월호 가족들이 부산지역 노동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세월호 가족들과 부산시민대책회와의 간담회.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같은 시각 다른 가족들은 부산시민대책회의와도 간담회를 했다. 부산지역 85개 제 시민사회단체 성원 60여 명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부산시민대책회의는 현재까지 총 21만명 서명을 받았고 30만명을 목표로 계속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단원고 2학년 7반과 8반 학부모들이 함께 하고 부산지역 노동자와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역광장에서 촛불을 밝혀들었다.

▲ 기아차지부 간부들과의 간담회.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이 내미는 특별법 서명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금호타이어 노동자들도 서명에 적극 동참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호남팀은 순회 3일차인 7월 4일 오전 7시 30분 광주 신세계 사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가 금속노동자들을 만났다.

오전 10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이기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장과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 대학생 동아리 청춘과지성 학생 5명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 광주시민들이 세월호 가족들을 따뜻한 온정으로 맞이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이어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과 2공장 3공장 식당에서 가족과 노조 간부, 대학생 봉사자들이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식당에서도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가족들은 광주시청에서 공무원들도 만났다. 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3개 조로 나뉘어 광주시청 곳곳을 찾아들어가 공무원 노동자들 서명을 받았다. 서명 중간에 시청 전체 내부 방송으로 세월호 가족들이 와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고 공지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했다.

공무원노조 간부들과 함께 가족들이 서명을 요청하며 시청을 도는 동안 모든 공무원들이 서명을 했을 뿐만 아니하 격려의 박수도 보냈다.

한편 4일 광주에 도착한 2반 가족과 10반 가족들 모두 광주 금남로에 모여 시민 서명전을 진행했다.

광주에 도착한 2반 학부모들을 위해 지역 단체들이 간식을 준비해왔다. 가족들은 금남로YMCA에서 찐감자와 떡 등을 먹으며 국민의 사랑과 진정을 느꼈다. 금남로 서명을 벌이는 가족들에게도 시민들의 따뜻한 온정이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시민들이 전해준 달걀과 찐감자, 식혜를 맛있게 먹었다.

세월호 가족버스 순회팀은 토요일인 5일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고 여성계와 간담회를 갖고, 불교 법회에도 참석한다.

▲ 세월호 가족들이 광주 금남로에서 광주시민들을 향해 특별법 제정 서명을 호소한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광주 금남로 서명전.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광주시청 공무원노조와의 간담회.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 광주시청 공무원 노동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의 서명에 적극 함께 했다. 사진=세월호가족버스 순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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