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안현호 기자 2차 공판 증인의 애매모호한 증언

 2014년 7월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 2단독 524호 법정.

지난 5월24일 ‘세월호 참사 범국민 촛불행진’ 취재 도중 경찰에 연행, 구속된 공무원U신문 안현호 기자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린 날이다. 

[관련영상 바로가기] 경악스러운 경찰의 무자비한 연행


이날은 1차 공판에서 ‘증인과 증거물에 대해 심문하겠다’고 밝힌 뒤 열린 2차 공판으로 안 기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종로경찰서 정 모 경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취재 중이던 기자를 연행해 ‘편향될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우려로 구속까지 시키고(구속적부심도 기각) 한 달 넘게 구치소에 몸을 가둬 놓은 채 이뤄진 법정에서조차 비상식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 모 경장은 “당시 안 기자를 체포하면서 (안 기자에게) 왼쪽 검지손가락을 세 번 물렸다”고 진술했다. 그 세 번 중 한 번은 현장에 있던 경비과장이 (안 기자의) 입을 양 손으로 벌려 손가락을 빼 낼 정도로 세게 물었고, 아픔에 소리까지 쳤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인의 피해 사진 중 왼쪽 검지손가락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안 기자 변호인 측이 “어떻게 세 번이나 물렸고, 한 번은 아파서 소리까지 칠 정도로 물렸는데, 상처 하나 없을 수 있냐”고 물었고, 증인은 “2시간 이후 상처가 아물었다”고 답했다. 또한, 증인은 2일 후 의사 소견서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치료한 것은 ‘소독’뿐이었다고도 진술했다.

하물며, 여름철 모기에 물려 긁게 되면, 아무리 빨리 아물어도 2일은 상처가 남기 마련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세 번 물린 왼쪽 검지손가락의 진실’이외에도 증인의 엇갈리는 진술도 미심쩍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자신의 진술서에는 직접 자기가 목격한 것처럼 ‘안 기자가 물었다’고 진술한 반면, 이날 법정에서는 ‘당시 경비과장 차량을 운전하는 의경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는 15일 오전 11시30분에 다시 3차 공판이 열린다. 이날은 정 모 경장에게 얘기를 해준 의경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출석한 의경은 어떤 또 다른 증언할지 모르겠지만, 사실만을 말해주길 바래본다. 결국, 안 기자는 일주일 여를 또 다시 구치소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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