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에 이어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간접고용노동자란 말이 전혀 생소하지 않다. 다단계 하청구조에 기인한 기형적 고용형태, 저임금, 열악한 고용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간접고용은 원청이 노동자를 사용하면서 당사자가 숨어있는 노동, ‘직접’이 아닌 ‘간접’ 사이에 끼어 있는 노동이다.

7월 1일 정부가 발표한 고용공시제도에 의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간접고용 노동자는 88만명에 달한다. 또 대부분이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앤앰과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88만명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이유는 해당 사업장 내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짜 사장이 숨어서 지시하는 기형적 행태의 간접고용 사업장이 만연한 가운데 사회 곳곳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치열한 투쟁이 펼쳐지고 있다. 진짜 사장에게서 월급을 받으며 마음 편히 일하고 싶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는 줄여서 ‘케비지부’라 부르고 티브로드 지부는 ‘케비티지부’라고 부른다. 이들은 2013년 2월 13일 노동조합을 결성해 임단협을 성과적으로 마무리했다.

티브로드 비정규직지부의 경우 월평균 45만원의 임금인상, 시간외 노동 월 60시간에서 평균 25시간으로 단축, 복지기금 13억, 전임자 8명, 사무실 3개 등을 쟁취하며 임단협을 승리로 귀결시켰다.

티브로드와 씨앤앰 사측은 2014년 들어 태도가 돌변해 노동조합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듯 노조탄압을 전면화했다.

6월 17일 티브로드는 파업 중인 센터를 직장폐쇄했고, 6월 30일에는 씨앤앰이 3개 센터를 교체하고 선별고용 운운하며 74명을 해고했다. 급기야 7월 8일 씨앤앰은 외주업체를 직장폐쇄했다. 조합원들은 원청의 지시와 계획 없이 직장폐쇄하는 것은 케이블방송 업계 특성상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티브로드와 씨앤엠 비정규직지회는 7월 25일 현재 노숙농성 25일, 18일차를 경과하고 있다. 씨앤앰은 MBK-맥쿼리 투기자본이 씨앤앰 인수 후 매각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인 노조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0~200억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시간을 끌어서 조합원의 생계를 위협하겠다는 극악함을 보이고 있다.

파업대오는 시간이 가면서 더 굳건해지고 있다. 씨앤앰, 티브로드 공동 문화제는 물론 케이블방송 통신·간접고용구조 개선과 비정규직노동자 대량해고·직장폐쇄·생존권 박탈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가 지역별로 꾸려지고 있다. 씨앤앰, 티브로드 케이블 비정규직지회는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통신 비정규직지회와의 공동투쟁 전선도 강화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채권발행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민주노총은 25일 간접고용노동자 공동투쟁 2차 문화제를 MBK 앞에서 진행한다. 또 민주노총 내 간접고용투쟁에 대한 현황과 과제를 진단하고 근본 문제해결을 모색할 예정이다.

간접고용을 기업에 순이익을 벌어주는 열쇠로 취급하는 발상을 멈춰야 한다. 위험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하는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인간적 모멸감 없이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에 뜨겁게 공감하고 연대하며 승리를 향해 나가야 한다.

최정우/비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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