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오늘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소방서를 각각 방문해 민생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민생 구호를 외치는 정부와 여당이 불편해 하고 외면하는 진짜 민생은 따로 있습니다.

   
 

저상 고속버스가 없어 고향 가는 길을 포기해야 하는 장애인들, 연휴 기간 단 하루도 쉬지 못하는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그들입니다.

성지훈 피디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철도 노동자는 업무의 특성상 고향에 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직업입니다.

코레일은 작년 추석 연휴 기간 철도 이용객이 285만 명에 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해, 올 추석에도 열차 편성을 대폭 늘이고 승무원과 기관사도 최대한 동원할 예정입니다.

철도노조는 오늘 귀성객들로 붐비는 추석 연휴 전날을 이용해 서울역광장에서 철도 민영화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민영화되면 일단 요금이 올라가죠. 국민들이나 서민들의 부담이 엄청납니다. 민영화되면 안전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돈벌이 보다는 공공성을 유지하는 그것이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거다. 그래서 요금인상이나 안전문제 이런 것이 민영화의 아주 큰 폐혜라고 볼 수 있죠.”

   
 

철도노조는 또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했고,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의료민영화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였습니다.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직업 고유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방침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처집니다.

전국 500개가 넘는 대형마트와 1200개가 넘는 SSM, 기업형 슈퍼마켓 대부분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문을 엽니다.

   
 

현행 유통산업 발전법은 원칙적으로 매달 이틀의 공휴일에 의무휴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설과 추석 등 명절에 관한 의무휴업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들이 명절에도 영업을 하면서 마트 노동자들 뿐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명절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내가 휴일에, 명절에 쉬어야 하는데 그 쉬는 곳에서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들도 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고 나의 편리함을 이야기 합니다.

명절에 노동자들이 쉬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노동자들이 똑같이 휴일을 누릴 수 있고, 휴일에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권리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긴 연휴기간 동안 조금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국민적 정서가 가장 중요한 문제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화문에서 농성을 계속 하고 있는 티브로드와 씨앤앰 등 이른바 ‘케이블 비정규직’ 노조를 비롯한 장기 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도 고향 대신 거리에서 추석을 지냅니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에만 서른 한 곳의 농성 사업장이 있고 이들 전부가 명절에도 농성장을 지킵니다.

이들은 추석 당일 농성장에서 합동차례를 지내며 명절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이른바 ‘교통 약자’ 장애인의 경우는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서 고향에 가기 힘듭니다.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교통약자들이 모든 교통수단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권리는 아직도 선언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 고속버스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오늘 오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정훈 /서울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2005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안성에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이라는 납골당 묘에 아버지를 모셨는데요, 지금 10년이 지나는 동안 사실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도저히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 한 번도 갈 수 없었고…….”

   
 

철도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서명운동 현장, 케이블 비정규직 노조의 농성 현장, 장애인들의 기자회견 현장 등에는 요즘 부쩍 민생을 강조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민TV 뉴스 성지훈입니다.

 

※ 이 기사는 제휴사인 국민TV가 제공한 뉴스입니다. ☞국민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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