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중단하고 총회 성사 때까지 투표 계속키로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4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긴급회의를 통해 당초 9월 23~26일까지 예정된 파업찬반 투표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무기한 연장했다. 노조는 “회사의 투표방해 공작이 갈수록 도를 넘자 고심 끝에 회의를 열어 특단의 조치를 강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총회 무기한 연장과 총회 성사 때까지 교섭중단, 회사의 투표방해 책동 중지 요구, 교섭위원 현장 복귀 등을 밝혔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방해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군산공장에서 지난 24~25일 노동안전교육 직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계획했으나 회사측이 일부 조합원을 미리 퇴근시켜 버렸다”고 밝혔다. 군산공장의 한 조합원은 교육 뒤 투표에 참여했더니 회사 관리자가 “10분 동안 자리를 비웠으니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4일 점심시간에 플랜트사업부 본관식당 앞에 투표소를 마련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플랜트 운영지원부 관리자들이 나타나 투표소로 향하는 조합원들을 가로 막고 다른 통로로 돌아가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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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에선 90년대 말부터 노조 임원 선거나 파업 찬반투표 등 중요한 투표 때마다 회사 관리자들이 투표소 입구에 진을 치며 투표자들을 압박해왔다. 한국통신에선 노조 선거 때마다 각 부서별로 특정한 ‘모서리 찍기’ 등으로 사실상 공개투표를 진행해 특정 후보의 당선을 도와 말썽이 됐다. 몇 년 전 발전노조도 파업 찬반투표 때 관리자들의 압박으로 투표율이 떨어져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들은 조합원 수천명이 넘는 대기업들이다. 현대중공업 한 노조간부는 “회사의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 90년대 때부터 노조가 단호하게 행동했더라면 이런 식의 비열한 노무관리는 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5일 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조정신청과 관련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으로 파업 찬반투표만 통과되면 합법 파업이 가능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4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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