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16일 2015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해 조선 3사 임원 262명 가운데 81명(31%)을 줄이는 한편 대주주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 정기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사 260여명 임원 전원의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사직서를 제출 받을 당시 이미 30%의 임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올 2분기에 사상 최대 적자(1조 1,000억원)을 냈다며 그룹의 위기론을 부각시켜 왔다. 현대중공업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적자를 이유로 줄곧 위기론을 부각시킨 현대중공업이 임원 감축이라는 칼을 빼든 것이라는 평가다. 동시에 정기선 씨를 상무로 승진시켜 3세 경영을 본격 추진하는 모양새다.


정씨는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같은 해 8월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수료했고, 2011년 9월 경영자문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6월 정씨가 현대중공업에 복귀하자 업계에서는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지난 임원 인사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씨가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의원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16일 취임사에서 “학연, 지연, 서열이 아닌 일에 근거한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무사안일과 상황 논리만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