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규정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통성이 도전받는 시대.

이 책은 일제강점기 조국광복을 위해 분투했던 임시정부활동과 임시정부 인사들의 삶을 증언한다.

아울러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격동의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온 한 가족의 이야기로.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다.

지난 역사를 이 책은 하나의 덩어리로 잡아낸다.

도전에 대한 응전, 지금 우리의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글쓴이의 의도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이 책에서 부활한다.

그 정신이, 빛을 발한다.

여기 굴곡의 한반도 역사를 살아온 한 독립운동가족이 있다.

개화파 관료에서 애국계몽운동가, 다시 독립운동가로 이국땅 상하이에서 삶을 마친 동농 김가진, 아버지를 따라 망명, 평생을 백범 김구의 협력자로 일한 동농의 아들 김의한, 역시 시아버지와 남편을 따라 독립운동에 투신, ‘임시정부의 안살림꾼’이라고 불린 정정화. 그리고 이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임시정부의 품 안에서’ 자라났고 현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자동.

글쓴이 김자동은 28년간 중국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이어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담담하게 전한다. 또한 격동의 20세기, 그 모순의 집결점들이 한반도를 할퀴고 가는 모습을 예리하게 잡아낸다.

책에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임시정부의 막후 이야기, 일제강점기 사람들 이야기가 촘촘하게 그려진다. 아울러 국제정치무대에서 명멸하며 역사를 만든 사람들과 그 이면의 이야기도 서술된다.

우리 민족이 겪었던 시련들이 눈앞의 일처럼 선명하게 펼쳐진다.

절망이 일상이 되고, 대의가 사치인 시절, 왜 임시정부 인사들은 자신을 던졌던걸까? 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았던걸까?

글쓴이는 가족사를 풀어가면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한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저자 나름의 답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은 내 인생 한 시기의 마감이었다. 그때까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집안에 대해 책임과 부담 없이 지냈다. 아버지를 잃음으로써 나는 생계와 장래를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어른이 됐다. 임시정부를 영도했던 어른들도 대부분 전쟁 때 서울을 떠났다. 그들로부터도 단절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제 나는 완전히 ‘임정의 품안에서’ 떠나게 된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 저자 소개 김자동(金滋東)

1928년 상하이 임정청사 인근 아이런리에서 독립운동가인 부친 김의한 선생과 모친 정정화 여사 사이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김구, 이동녕, 이시영 선생등 독립운동가들의 품에서 임시정부와 함께 자랐다. 1946년 귀국해 보성중학과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조선일보>와 <민족일보>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에 의해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이 사형당하는 것을 겪으며 언론계를 떠났다. 쿠데타 직후 민주공화당이 요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군사정권에 협조하지 않은 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다. 민주화운동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을 1980년대에 브루스 커밍스 <한국전쟁의 기원>, <모택동전기> 등을 번역하면서 표출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새롭게 탄생한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이 기술되면서 저자는 임시정부의 의의를 교육하고 사료를 발굴하는 일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나 역대 정부의 무성의로 여의치 않았다. 이 사업을 민간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2004년 (사)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족일보사건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든 글쓴이와 유가족등의 노력으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은 명예를 회복했다. 2011년 <한겨레> ‘길을 찾아서’란에 ‘임정의 품안에서’라는 제목의 글을 83회 연재했다.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저자는 지금도 국제관계에 남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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