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개입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된 것에 다급한 새누리당이 사자방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빅딜을 새정치민주연합에 공식 제안했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공무원연금은 빅딜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지 하루도 안돼 새누리당의 이같은 제안은 정윤회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자 국민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고육지책을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최근 정윤회 파문에 대한 당직자들의 입단속을 주문한 뒤 "공무원연금 개혁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국민들께 적극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 꼭 성공해서 미래 세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를 넘겨주지 않도록 하겠다"며 "여야 지도부가 만나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해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어떤 성역도 없이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사실상 사자방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빅딜을 제안한 것.

이완구 원내대표도 "공무원연금과 국정조사와 정치개혁, 이런 것들을 피차에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끝난 즉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대표님이 성역을 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떤 성역도 두지 않고 이 문제는 가치중립적으로 접근해서 야당의 주장도 경청해서 모든 것을 순리대로 풀어가겠다"며 빅딜에 동조했다.

그는 "성역없이 어떠한 것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기조하에서, 공무원연금 같은 것은 투트랙도 가능하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2+2회동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것들을 모두 모아서 정기국회가 끝난 즉시 논의가 시작되길 희망한다"며 거듭 새정치연합에 빅딜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의혹과 여러가지 국회의 기능에서 해야 할 일은 어떤 성역도 없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수사로 넘어간만큼 검찰에서는 밤을 세워서라도 빨리 이 일에 대한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최근 정윤회 파문에 대한 곤혹스러움을 표출했다. 

하지만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국정조사와의 빅딜설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사자방하고 바꾸는 게 아닌가 하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힌 상태이다.

일단 새누리당의 제안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국조'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윤회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고,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방기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이에 새누리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 문서유출 사건의 본질은 문서 유출이다. 그리고 공무원의 비밀누설"이라며 "이것이 변질이 돼서 지금 무슨 십상시니 등 야당이 과도한 정치공세로 나오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밝혀 '정윤회 국조'를 놓고 이달 중순 열릴 임시국회를 달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