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생활임금쟁취·모성보호·돌봄공공성강화·폭력근절·시간제일자리분쇄 외쳐

▲ 민주노총이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7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차별과 폭력 없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 맞이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여성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가두행진을 벌이며 차별과 폭력 없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고 촉구하고 여성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차별과 폭력 없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 맞이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3월 7일 오후 2시 서울시청광장 동편에서 펼쳐졌다.

전국 지역에서 올라온 민주노총 조합원들, 투쟁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은 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꿔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이 올해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새로 만든 여성노동자의 노래 ‘우리가 원하는 건’을 함께 부르며 여성의 날을 자축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모성을 보호하며 돌봄공공성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또 생활임금을 쟁취하자고 다짐하고, 폭력근절과 시간제일자리 분쇄를 거듭 외쳤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가 오늘 함께 모여 차별 없는 세상을 이야기한다”고 말하고 “민주노총이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 달려왔지만 박근혜정권은 국가의 책임인 좋은 일자리 아닌 시간제 나쁜 일자리를 양산해 이 땅의 여성노동자들은 지금도 삭발을 하고 피눈물을 흘린다”고 분개했다.

이어 “대부분의 여성 노동자들은 알량한 최저임금에 시달리며 가정을 지켜야 하는 몸부림의 세월을 살았다”면서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기 위해 투쟁을 선언했으니, 500원 올리고 기뻐하고 300월 올리고 아쉬워하던 야만의 시대를 끝장내고 함께 단결하고 함께 투쟁해서 4월 세상을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대회사를 하고 있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 107주년 세계 여성의 날 맞이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 참석한 KTX 승무원 노동자들을 비롯한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고샆다. 생활임금 보장하라"며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위원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지키고 민주노총의 이름을 빛낸 조직과 조합원에게 모범조직과 모범조합원상을 수여했다. 공공운수노조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돌봄전담사분과, 사무금융연맹 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 전국민주연합노조 서울고속도로톨게이트지부,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가 모범조직상을 시상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또 김경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장, 김영애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조합원, 이은미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 보육지회 조합원, 강병월 전국민주연합노조 여성위원장, 김은숙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대의원, 최은희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일반노조 서울대공원분회 조합원, 남주연 사무연대노조 조합원, 박희숙 보건의료노조 거창노인전문요양원 조합원에게 모범조합원상을 수여했다.

“모성보호권 강화해서 돌봄공공성 확대하자!”
“인간답게 살고싶다 생활임금 보장하라!”

투쟁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각 단위현장에서 겪은 온갖 노동탄압, 직장 내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고, 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앞장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숙 사무금융연맹 전국농협노조 직지농협분회 조합원은 “5년 간 직장 내 괴롭힘과 왕따를 당하며 누명 입었던 것도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징계해고를 반복하며 청소업무에 내몰리고 폭언과 성희롱까지 당했다”고 말하고 “27년 농협직원으로 살아온 저 자신을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동료들 앞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모욕을 당한 것이었고 집단괴롭힘도 정말 참기 어려웠다”고 전하고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제가 앞장서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필자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왼쪽부터), 이은미 공공운수노조 보육지회 조합원, 김서연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여성부장, 최정숙 여성연맹 7호선지부장, 김승아 철도노조 KTX지부장 등 여성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단위현장에서 겪은 탄압,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고, 끝까지 싸워서 현장과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쳤다. 

전옥자 공공운수노조 청주요양병원분회장은 “우리 모두 여성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고, 저는 여성친화적 도시 청주, 여성친화적 기업이란 간판을 내건 청주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한다”고 말하고 “내 권리를 찾고 현장의 비리를 없애려면 오직 노동조합밖에 없다고 생각해 노조를 만들고 지난해 3월28일 파업을 한 후 징계와 경고조치, 해고가 80여 건, 지노위에서 부당해고와 부당전보라고 판정받은 것만 20여 건”이라면서 “3개월 째 월급 50%를 받았고, 지노위에서 이긴 벌칙으로 그 달에는 40%, 다음달에는 30%를 주겠다고 하지만 여성의 날 모범조직상을 탄 조직답게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옥주 전국민주연합노조 서울고속도로톨게이트지부 조합원은 “톨게이트에서 수납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여성수납원들이 132일차 천막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고객이 성적 모멸감을 주고 욕설을 해도 아무말 못하고, 말대답을 했다가는 시말서를 써야 하고, 모니터링이란 이름으로 22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인권을 짓밟고, 관리감독을 하는 원청의 소장이란 사람이 식당에 노래방 기계를 갖다놓고 술을 따르게 시키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면서 “민주노총에 가입해 단결하는 노동자가 세상을 바꾸고 현장을 바꾼다는 것을 배웠다”고 성토했다.

남인숙 공공운수노조 전구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돌봄전담사분과 조합원은 “올해 2월 11일 6시 경 13명 끝장투쟁단이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묶고 경북교육청 교육감실 점거농성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해마다 2월이면 해고될까 재계약이 될까 두려움에 떨었던 우리는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려 폭력적으로 끌려나왔다”고 전하고 “고용안정과 무기계약직 전환, 처우개선 등 약속을 받고 학교에 돌아갔고 갑질의 횡포는 여전하지만 우리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 꽃다지와 함께 '우리가 원하는 건'이라는 제목의 여성 노동 노래를 함께 배우며 불렀고, 여성노동자들의 활기찬 공연이 펼쳐졌다.

이필자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은 “견출지와 스티커 등 사무용품을 만드는 사업장이며 정규직이지만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말하고 “지난해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려 해서 6개월 간 전면파업을 통해 무산시켰지만 23명이 창문도 없는 20여 평 공간에서 온갖 질병에 시달리며 일하고 있다”면서 “힘들지만 더러운 갑질을 일삼는 사장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때까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은미 공공운수노조 보육지회 조합원은 “아동학대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 노조를 만들고 2013년 단협을 체결했지만 올해 1월 원장이 폐원을 통보했고, 기장군은 노동자가 아닌 원장 편에서 책임을 방기한다”고 전하고 “열심히 일한 이들만 알 수 있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서연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 여성부장은 “하이디스는 이천에서 LCD 패널을 제조 판매하는 사업장인데 원청은 1200억원 특허수입으로 인해 1000억원 이상 흑자를 내고도 1,2공장 폐쇄를 선언했다”고 말하고 “돈 되는 기술만 갖고 노동자를 버리고 떠나려 한다”면서 “377명 전원에 대해 절망퇴직 즉 해고를 통보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맞서 고용안정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리해고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최정숙 여성연맹 7호선지부장은 “도시철도공사가 비용절감이란 이유로 청소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는다”고 말하고 “사실상 임금을 동결시키려는 행태에 맞서 우리는 92.2%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근로기준법 위반하는 계약지침 시정하라!”

▲ 107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보신각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차별과 폭력 없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고 촉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꽃다지와 함께 여성노동자의 노래를 배워 함께 불렀다. 이날 대회에서는 여성노동자들이 틈틈이 현장에서 갈고닦은 노래와 몸짓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전교조 서울본부 몸짓패 ‘전설’과 공공운수노조 몸짓패 ‘불량소녀’가 몸짓공연을, 건설산업연맹 ‘닥치고 줌마 밴드’가 노가바 공연을 펼쳤다.

전교조, 공무원노조, 서비스연맹 홈플러스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 여성 노동자들이 결의문 낭독을 통해 질낮은 여성일자리 양산하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중단하고, 일터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10년 째 100만원으로 살 수 없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고 생활임금을 쟁취하자고 결의했다. 돌봄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모성보호를 강화하며,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하는 후퇴 없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도 울려퍼졌다.

노동자들은 대회 후 보신각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여성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고, 모성보호와 돌봄공공성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은 전국여성노동자대회 결의문을 통해 질낮은 여성일자리 양산하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중단하고, 일터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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