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이현수 부위원장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엄미야 부지부장이 하이디스 원정투쟁단 강제추방을 규탄하며 대만영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영사관은 경찰을 배치한 채 문을 잠갔다. ⓒ 변백선 기자

대만 정부가 하이디스 모기업인 대만 영풍위그룹의 하이디스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원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디스 대만 원정단 노동자들과 배재형열사 유족 등 8명을 6월 9일 체포했다. 그들은 원정단 일부를 강제추방했다.

금속노조는 10일 대만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먹튀자본 영풍위그룹을 비호하며 하이디스 원정단을 강제연행하고 추방한 대만정부를 규탄했다.

"해고도 서러운데 강제추방 웬말이냐!"
"연행자를 석방하고 강제추방 중단하라!"

금속노조 경기지부 엄미야 부지부장이 여는 말을 통해 최근 연행과 강제추방 사태를 설명했다.

엄 지부장은 "지난 5월 25일 하이디스 원정단과 함께 원정투쟁 중 6월 4일 연행돼 강제추방 됐다"고 전하고 "지금 대만 현지에서는 9명의 동지들이 연행돼 출입국사무소에 억류돼 있다"면서 "정규전 금속노조 경기지부장과 이상목 하이디스지회장이 영풍위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과 배재형열사의 분향소를 대만 정부가 강제로 철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무수한 인권유린과 폭행, 폭언이 일어났고, 단식 중인 두 동지가 병원으로 호송해 달라며 했지만 묵살당했으며,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감금돼 있다"고 말하고 "원정단에는 여성 조합원들이 많은데 화장실에서도 문을 열어놓고 감시하는가 하면 추방하는 과정에서는 알몸 수색도 했다”며 대만 경찰의 인권 유린을 규탄했다.

▲ 대만영사관이 입주해있는 광화문빌딩 정문이 굳게 닫혔고 경찰 폴리스라인이 둘러쌌다. ⓒ 변백선 기자

금속노조 이현수 부위원장은 "인권을 유린하고 원정단을 강제 연행한 대만 정부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대만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대만 FTA를 비롯한 모든 외교적 관계를 금속노조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대만 정부는 지금 당장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 부위위원장은 "국민이 해외에서 연행되고 구속되는데  이 나라 이 정부는 어디 갔느냐"면서 "너무나도 분통하다"고 한국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은 "어떻게 여성에게 알몸 수색을 하고 화장실 갈 때도 문을 열어놓고 모든 것을 감시하며 인권을 유린할 수 있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하고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참지 않을 것이며, 여성노동자들에게 저지른 인권유린에 대해 대만 정부 사과를 받고,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여론화하겠다"면서 "대만정부는 당장 사과하고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먹튀자본 비호하는 대만정부 규탄한다!"
"알몸수색 인권유린 대만정부 규탄한다!"

▲ '하이디스 원정단 강제연행-강제추방 중단, 먹튀자본 영풍위그룹 비호하는 대만정부 규탄 기자회견'. "해고도 서러운데 강제추방 왠말이냐!" "연행자를 석방하고 강제추방 중단하라!" ⓒ 변백선 기자

원정단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현지 재판 후 원정단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만 경찰은 지난 6월 3일 대만 총통부 앞에서 농성장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엄미야 부지부장과 하이디스지회 조합원 1명을 연행, 4일 강제 출국시켰다.

대만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금속노조 이현수 부위원장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엄미야 부지부장이 대만영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광화문빌딩 정문으로 향했다. 대만영사관은 정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경찰을 동원해 건물을 에워싸 노동자들 접근을 막았다. 노동자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영사관 측은 끝내 받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항의서한을 통해 "대만정부는 지금이라도 대만 영풍그룹과 하이디스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주선하고, 대만 이민국에 억류된 한국 해고노동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것이 한국과 대만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길이며 양국의 우호관계를 해치지 않는 길"이라면서 대만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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