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민이 자정에 가까운 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반대 시민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국정원에 무소불위의 국민감시 권한을 부여하려는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 제정을 막기위한 투쟁이 원 내외에서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국회 본회의에서 3일째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가 추운 날씨도 불구하고 국회앞 노상에서도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다.

2월 25일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한 시민이 자청해서 필리버스터 연설에 나서서 노동자, 시민들의 심정을 울렸다. 시민분의 연설내용을 소개한다.

"저는 한 나라의 국민이고, 시민이고, 주부이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누워있는 것보다 내 아이가 감기에 걸려 아파하는 모습이 더욱 가슴 아픈 것이 엄마의 마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대선 후보시절 선거유세를 할 때 '저는 재산을 물려줄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양할 자녀가 없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이 내 가족이고 자녀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의 손가락에 가시가 박히면 엄마 가슴은 아픕니다."

"이 테러방지법으로 국정원에게 정치를 맡기려고 하는건지,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왜 급히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지 의문입니다. 국회 안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긴 시간 밤을 새가면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왕이 되고 '나에게 듣는 귀를 허락해 달라. 듣는 귀를 허락해 판단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 나라를 책임지는 리더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 정부는 귀를 막고 있습니다. 귀를 막고있기 때문에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도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야당이 막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이 원치않고 싫다고 하면 조금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타협의 의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테러는 세월호에서 죽어간 304명의 내 아이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테러였습니다. 국민들은 그 학생들을 빨리 구조하기를 원했고, 진상규명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진상규명은 커녕 유병언의 소식만 전달하기 바빴습니다. 이것이 바로 테러입니다. 지금 먹고 살기가 바쁩니다. 귀를 열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대통령의 자존심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엄마는 자식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투정부리는 자식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국민들이 떼를 쓴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책상을 칠 것이 아니라 가슴을 치면서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반대의견들도 수렴해서 조율할 줄 아는 대통령을 바랍니다. 국민이 자식이고 가족이라면 자식의 우는 소리를 들어주시고, 가족의 소리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시간 가량 발언 후 다음 주자로 발언대를 넘겼다. 이후 시민사회단체인 한국진보연대와 노동자연대 관계자가 뒤를 이어 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