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투쟁본부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이동하자 경찰이 길목을 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백남기 농민의 큰딸인 백도라지 씨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백남기 투쟁본부) 등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제71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을 규탄하고, 경찰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접근을 막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강제적으로 밀어냈다.

백남기 투쟁본부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이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백남기 농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과 경찰 수뇌부가 전체 경찰의 자존과 명예를 더럽히고, 경찰의 날을 '살인 경찰의 날'로 만들었다"며 "물대포에 사람이 치명상을 입었으면 당연히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조치를 위하는 것이 정상인데, 317일간의 기나긴 사투 끝에 고인이 세상을 떠나자, 경찰이 처음 한 일은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해 시신 탈취를 시도하는 것이었고, 기각된 부검 영장을 청구하고 또 청구해 기어이 받아내는 것이었으며, 한 달이 넘도록 유족들로 하여금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도록 겁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는 스스로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정권의 충견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백도라지 씨가 경찰을 향해 부검 영장 철회와 살인 진압에 대한 조사, 그에 대한 처벌, 그리고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백남기 투쟁본부는 "지난 20여일간 진행된 당시 영상과 의무기록을 통한 공론의 과정속에서 고인의 사인에 대한 근거없는 의문은 이미 해소되었고, 부검이 필요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고인의 사인을 병사라 왜곡한 백선하 교수의 주장은 서울대병원은 물론 의사협회에서조차 배격되었고, 소위 '빨간우위' 문제 역시 터무니 없는 설에 불과함이 영상 분석과 의무기록에 의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지금 대한민국 경찰은 공권력이 아닌 사권력화 된 듯 하다. (기자회견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었는데) 숨도 못쉬게 막고 보이지도 않게 애워쌓고 밀어냈다"며 "오늘 경찰의 날을 맞아 앞으로는 사병화 되지 않은 권력으로 거듭나겠다고 하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남기 농민 큰딸인 백도라지 씨는 "오늘 경찰의 날 행사를 한다고 해서 경찰에게 할 말이 있어서 기자회견을 하러 왔는데, 기자회견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저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한달이 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부검을 하려고 부검 영장을 법원에 신청해서 받고 가족들에게 계속 협상을 하자고 하고 있는데 정말 파렴치한 짓이 않을 수 없다"며 "자기들이 돌아가시게 해놓고 돌아가신 원인을 알기 위해 부검을 하자고 하더니, 여러가지 의문점이라고 자신들이 제시했던 것이 해결됐는데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라는 사람은 한다는 소리가 "사연이 분명해도 부검할 때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협상하자고 했다. 정말 인간으로서 할 소리인지, 국민을 지켜줘야 할 경찰이 자기 의무를 다하지 못했음에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가해자인 경찰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와서 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에다 안면몰수이고 이해할 수가 없다. 경찰은 당장 부검 시도를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사과하길 바라고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회에 나가서 위증("상황속보를 파기했다"라고 한 말)을 했는데, 반드시 사퇴하시길 바란다"로 강력히 촉구했다.

경찰이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규탄 발언을 하고 있는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 ⓒ 변백선 기자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은 "몇일 전 안타깝게도 총에 맞아 숨진 경찰관에게 애도를 표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경찰 수장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경찰을 욕되게 하고 있다. 국민들 앞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어찌 국민들이 신뢰를 하겠나. 지금 경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지만 국민을 죽이는 경찰로 거듭나고 있다"며 "국민을 죽였으면 미안해 하고, 사과하고, 책임자는 자진적으로 사퇴하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야 하는데 국회에서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준영아빠' 오홍진 씨는 "국가 무엇인가. 국민의 행복한 삶과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부검이 아닌 고인을 더 이상 욕돼게 하지말고 특검으로 하라"며 "지금이라도 부검영장을 철회하고 어르신과 가족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경찰의 날 기념식보다 먼저해야 할 게 사람의 도리'라고 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모든 기념식은 축하와 격려가 따른다. 하지만 최근 강정, 밀양 등에서 경찰의 폭력적 만행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오늘은 경찰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규탄의 날로 정하겠다"며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백남기 농민의 사고에 대해서 상황 속보가 아닌 9시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10월 6일 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철성 청장도 상황속보가 없다고 부인했다. 조직적 은폐가 위증까지 해서 국회의원으로 부터 위증죄로 고발당했다"고 말하고 "빨간 우의 조작이 들통 났고 영장기재 사유가 무효가 됐는데 뻔뻔스럽게 집행하겠다는 것은 국가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분노와 폭력을 우리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71주년 맞는 경찰은 71년 동안 부끄러운 행동에 자성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제 남은 것은 부검이 아닌 살인진압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들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라며 "경찰은 이제 정권의 충견 노릇을 중단하고, 부검 강행 시도를 철회하며, 책임자들을 구속, 문책, 파면해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규탄 발언을 하고 있는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 변백선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백남기 농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기자회견이 열리기로 예정된 세종문화회관 앞에 도착해 경찰를 뒤로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경찰이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위해 도착한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기자회견을 못하게 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변백선 기자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하자, 경찰들이 자리를 차지한 채 기자회견을 못하게 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도착한 가운데 경찰이 이들을 강제로 밀어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뒷편으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이동하자 경찰이 길목을 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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