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6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공장내에서 시국대회 개최 후 인천 거리로 나서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조립사거리 양옆 공장에서는 자동차 부품들이 조립되는 요란한 소리가 귓전에 멤돌고 있고 차도 위에는 작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든 노동자들이 웅성거리며 서있다. 평소 퇴근 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그들의 손에는 형형색색의 풍선과 ‘물러나라 박근혜’ 라고 쓰여져 있는 손피켓 한 장씩이 들려져 있다. 사람들의 몸짓은 다소 긴장한 것처럼 경직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서로 대화 하는 표정은 웃음기 가득한 들 뜬 모습을 하고 있다. 이내 마이크를 잡은 노조 쟁의지도 부장이 대열 앞에 나와 대오를 정비하고 한껏 고무된 목소리로 외친다. “동지들! 오늘은 87년 6월 항쟁 이후 29년만에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민주주의 파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시국행진을 하는 바로 그날입니다. 시국대회를 곧 시작할 테니 바로 모여 주십시오.” 방송차 스피커를 통해 이내 ‘철의 노동자’가 공장안에 힘차게 울려 퍼진다. 29년 전 87년 6월 항쟁 때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과 기대감을 가지고 한국지엠 시국대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노동자들이 9일 오후4시 부평 공장 안에서 ‘헌법유린, 국정농단, 민주주의 파괴, 박근혜 정권 퇴진 조합원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시국 사안을 들고 거리로 나선 것은 87년 6월 항쟁 이래 처음이다.

 

시국대회에서 한국지엠지부 고남권 지부장은 “사회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부패한 정권과 자본에 맞서 투쟁했던 노동자들이 어느 시점부터 스스로 높은 담벼락을 쌓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제 공장 담벼락을 넘어 어깨 걸고 광장으로 가자. 우리의 힘을 모아 거짓 대통령 박근혜를 퇴진시키자”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지난 7일부터 시국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전직 위원장 및 지부장을 대표해서 이성재 전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이 공장 벽을 박차고 거리로 나오면 결국 둑이 무너질 것”이라며, “박근혜 퇴진을 위한 11.12 100만 민중총궐기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시국대회를 마친 한국지엠 노동자 300여 명은 ‘박근혜 퇴진’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과 오색 풍선, 현수막을 들고 조립사거리를 나와 공장 정문을 거쳐 부평역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에 참가한 윤용신 조합원(엔진부/24년차)은 “국민주권을 찾기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며, “우리가 행동하는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영택 조합원은(조립2부/10년차)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야를 요구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커질 것이고 박근혜도 꼭 듣길 바란다. 민중총궐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용호 대의원은(조립1부/11년차) “우리 구역 조합원들이 야간조라 참석못해 무척 아쉽지만, 현재 시국상황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어 “현 상황 관련해 정리된 민주노총의 내용이나 선전물이 현장까지는 잘 전달되지 못한다”며 보다 조합원들에 까지 전달되는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했다.

 

조합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헌법 파괴 공정농단 5대 주범(청와대, 검찰, 언론, 재벌, 새누리당) 처벌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평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코스 중간중간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등에서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행진 하는 노동자들에게 “화이팅! 힘내세요”라고 격려와 지지를 해주고 함께 인증샷도 찍고 환영하는 모습에 시국행진 참가자들이 한껏 고무되기도 했다.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한국지엠지부는 조합원 교육과 서명운동, 출퇴근 선전전 등 11월12일 민중총궐기 조직을 위해 집중조직사업을 벌이고 있고, 이후에는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투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29년만에 정권퇴진 시국대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한 한국지엠 노동자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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