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1650명 결집 “공정방송” 함성

김환균 위원장 ‘적폐청산’, ‘국민의 방송’ 강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MBC본부가 총파업 이후 열린 첫 공동집회에서 “공영언론과 모든 신문사, 민영방송사가 다 국민의 것으로 되돌아가는 그 날까지 힘차게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KBS・MBC 공동파업과 언론노조 총력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MBC본부를 포함한 조합원 1650여 명은 이 자리에서 “언론적폐세력들을 모두 쫓아낼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모두연설에서 “KBS본부와 MBC본부의 총파업은 공영방송을 권력에 갖다 바친 적폐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우리는 어느 때보다 크게 입을 벌리고 ‘적폐인사 물러나라’, ‘고대영 물러나라’, ‘김장겸도 물러나라’라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파업 이후 82개 노동조합 조직과 5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지의사 표명을 해왔다”고 전한 뒤, “그들의 소망은 언론을 바로 세운 뒤 자신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귀를 가장 크게 열고 구석진 곳에서 소외받은 자들의 절규, 외침, 신음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이번 투쟁의 1단계가 KBS・MBC의 총파업”이라며 “결은 다르지만 여전히 권력과 싸우고 있는 작은 지부와 본부가 있고, 그 싸움 역시 조직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재호 KBS본부장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결코 흔들리지 않겠다”

김연국 MBC본부장 “‘불패 노조’…2012년 시작한 파업, 이번 가을에 승리”

성재호 KBS본부장은 “국민 모두 우리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있다”며 “그래서 절실하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싸워 언론 적폐세력과 고대영・김장겸을 쫓아내고 반드시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총파업이 가시화 되니까 이른바 ‘언론장악세력’인 자유한국당이 국회까지 보이콧 하며 헛발질을 했다”며 “그들의 헛발질이 아쉬웠는지, 조선일보가 구원군으로 등장해 KBS와 MBC가 마치 민주당의 지시로 총파업을 시작한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사로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국민이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고 우리 총파업을 지지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MBC본부는 불패의 노조”라면서 “지금까지 정권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총파업을 10번 해서 8번은 이겼다”고 강조했다.

김연국 본부장은 “2012년에는 졌지만, 그것은 패배가 아니”라면서 “우린 7년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 파업을 이번 가을에 승리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회의 여론의 중심인 공영방송은 다양성을 반영하면서도 균형을 잡아야 하고,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면서도 권력을 비판하고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한국의 언론을 바꾸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이 싸움에서 꼭 이겨, 국민에게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본부, ‘소유와 경영’ 분리 ‘Reset SBS’ 결의

박흥식 전신노협 의장 “언론적폐 청산해야 공정방송 가능”

연대발언에 나선 윤창현 SBS본부장(방송노조협의회 의장)은 SBS의 조합원들 역시 곧 투쟁의 전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망가진 것은 공영방송 뿐만이 아니”라며 “국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방송이 적폐의 비빌 언덕이 돼 진실을 외면하는 사이 많은 아이들이, 많은 국민이 죽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현 본부장은 “이제 SBS 노동자들도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며 “이틀 전 대의원대회에선 사상 최고의 참석률, 만장일치로 ‘리셋(Reset) SBS’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김장겸・고대영을 쫓아내는 날 SBS도 대주주로부터 완전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쟁취하고 신나는 맥주파티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박흥식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장)은 현재 투쟁 중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하나 하나 모두 호명하며 “힘을 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흥식 의장은 또한 “대한민국이 광복 이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해 썩을대로 썩어 온 것처럼, 언론의 적폐세력을 청산하지 못하면 공영언론은 올바로 갈 수 없다”며 “제안을 하나 하자면, 영화 ‘공범자들’을 꼭 챙겨보고 친일파와 다를 바가 없는 적폐세력들을 반드시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 KBS・MBC 총파업 지지 “투쟁 승리 때까지 연대”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파업 지지 대자보’ 철도와 지하철 게시

이날 집회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김주업 위원장과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최병윤 위원장도 함께 자리해, 언론노동자의 총파업에 대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김주업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언론 본연의 역할은 편파나 왜곡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라며 “이런 역할이 잘 됐을 때 사회에서 창출되는 가치와 권력이 국민에게 골고루 배분되고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업 위원장은 이어 “그동안 불의한 세력은 본연의 역할보다 이익을 위해 복무했고, 이게 바로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지적한 뒤, “공무원노조는 언론의 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이 정상화 되는 자랑스러운 투쟁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연대의 깃발을 높이 들고 같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윤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제대로 된 언론, 진실한 보도를 위해 숱한 세월을 투쟁하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본인의 보직에서 쫓겨나는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며 “반송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동지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거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서울지하철노조는 파업 지지 대자보를 철도와 지하철에 게시하고 시작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행동으로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는 10일 서울극장 상영관을 사흘 간 대관해, 조합원들에게 언론노동자 동지들의 고난의 역사가 담긴 ‘공범자들’을 보도록 하기로 확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결의대회가 끝난 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오후 7시쯤부터 8번째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가 열렸다. 연인원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목소리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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