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는 14일 오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시민안전 위협, 무제한 연장근무 강요하는 근로기준법 59조 완전폐기’ 결의대회를 열어 근로기준법 59조 특례 범위 '축소'가 아닌 '폐기'를 요구했다.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전체 산업에서 60%, 전체노동자의 40%가 근로기준법 59조에 포함 돼 장시간 과로 노동에 시달린다”며 근로기준법 59조는 전체 노동자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사업주들의 편에 서서 근기법 59조 폐기를 막고 있다. 여당도 자본들의 반발에 눈치만 본다”며 “우리가 노동자 시민을 위해 투쟁 해 당당하게 폐기 시키자”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집회에는 버스, 화물, 우체국 집배, 영화산업, 병원, 항공 지상조업, 택시, 사회복지 노동자 등 다양한 직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에 속해 무제한 연장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항공 지상조업체 노동자들의 비행기 스케쥴에 저당 잡힌 삶

김진영 샤프항공지부 지부장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하는 게 지상조업체 노동자”라며 “우리는 59조 특례에 속한 사업장이라 한 번 출근하면 컨테이너 박스에서 3일 쪽잠을 자고 4일째야 집에갈 수 있다”며 지상조업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증언했다.

스크린 뒤의 숨겨진 영화산업노동자들의 과로

안병호 영화산업노조 위원장은 “우린 더 많은 돈을 바라기 보다 내일도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작 기간과 예산이 한정된 점이 영화제작의 특수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런 ‘특수성’을 핑계로 한 주에 80시간 이상 일하게 하는 걸 납득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방송 노동자들도 인력을 충원해서 교대제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우체국 집배원의 연이은 죽음이 합법인 나라

허소연 집배노조 선전국장은 “얼마 전 우리 집배원이 또 자살했다”며 “올 한해 15명의 집배 노동자가 사망했고, 그 중 12명은 과로·자살”이라 밝혔다. “정신 상담을 받으면 4~50대의 아저씨들이 펑펑 울며 조금만 쉬어도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얘기 한다”며 “년 2,800시간 장시간 노동에 지속적으로 고통 받아 집단적으로 보이는 증세”라고 설명했다.

허소현 선전국장은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우정사업본부는 불법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이 구역질 나는 근로기준법 59조 때문에 노동자들이 과로로 죽는 게 합법인 세상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버스 참사로 이어지는 휴식 시간 없는 장시간 운전

남상훈 민주버스협의회 전북지역버스지부 지부장은 “버스사고는 쉬는시간 없는 장시간 운전에서 생기는 참사”라며 “버스 기사들의 안전이 곧 시민의 안전”이라 말했다. 또, “노동자를 위해 근로기준법 59조 완전 폐기를 말하는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다”며 비판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자유한국당 당사 앞으로 행진 해 근로기준법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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