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진행

사상 처음으로 송전 전기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다. 곳곳에 흩어져있는 송전탑을 따라 전국을 떠돌아다녀야 하는 송전 전기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해 일당도 포기하고 나주에 모인 것이다. 지난 23일,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앞에 모인 건설노조 송전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그동안 억눌려왔던 분노를 터뜨리며 한전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책임있는 자세로 나올 것을 요구했다.

송전 전기노동자들은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송전탑을 오르내리는 전문인력이지만 한국전력 아래 협력업체 소속의 일당제 비정규직이다. 근로기준법도 없이 하루 10시간 노동에 안전사고라도 일어나면 목숨을 잃어야 하고 그마저도 1년에 절반은 일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다단계하도급이 송전 현장에도 판치면서 공사비용은 낮아지고 노동강도는 쎄지고 안전관리는 허술해진다. 송전 전기노동자들이 건설노조로 모여 투쟁하는 이유다.

이충구 건설노조 송전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유급휴일도, 연장근로수당도 없이 일당제로 일해야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똘똘 뭉쳐 제대로 투쟁해서 생존권을 쟁취하자고 발언했다.

김대출 건설노조 송전지회 조합원은 손으로 직접 정성껏 써내려간 발언문을 준비하여 송전현장의 각종 문제점들을 폭로했다.

송전지회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한국전력공사에 요구안을 전달한 뒤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생에 처음으로 투쟁조끼를 입고 집회에 참석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구호를 외쳤다. 송전 전기노동자들은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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