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민주노총뉴스 노동
“투쟁의 이유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사랑하고 싶은 몸부림’”노동조합 설립 한 달 되지 않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이향림 사무국장 발언
  • 노동과세계 변백선
  • 승인 2017.11.24 17:28
  • 댓글 0

민주노총이 어제(23일)부터 '5대 우선요구 실현과 노동악법 폐기, 노동개혁법안 입법 쟁취'를 위한 국회 앞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문화제를 열었다. 50여 명의 조합원들이 촛불을 밝히며 각 현장의 이야기를 나누고, 13일째 여의도2교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건설노조 2명의 조합원들에게도 응원을 보냈다.

국회 앞 문화제에서 건설노동자, 퀵서비스노동자, 방과후강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11일 출범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이향림 사무국장의 발언을 소개하려고 한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향림 사무국장은 시민들의 힘을 믿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준비해왔다며 발언을 이었다. 그는 "우리의 부당함을 목소리 내는 우리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일함으로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자존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인 것"이라며 "지금 생활 만족하면 그렇게 살면 된다. 하지만 잘 들여다봐라. 정말, 지금, 우리 잘 살고 있는가. 행복하신가. 행복한 사람은 ok, 지나치시라. 그러나 아니라면 지금 이분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바뀐다!' 이런 생각이 지금 우리가 소위 말하는 헬조선을 만들었다. 양심에 손을 얹고, 우리가 그렇게 말할 자격 있나"라며 "나는 없다. 타인을 위해, 내 생각 안하고 헌신한 적 한번도 없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까지 유지된 건 지금 저 위에 있는 분들처럼 소리를 내준 우리사회 ‘파수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노동과세계 변백선

또, "평생 바뀔 것 같지 않았던 방송계 열악한 노동도 조금씩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그 분위기에 힘입어 저희 방송작가노조도 출범을 했다"며 "혹시나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한 사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부끄럽고 비겁한 선배, 동료가 되지 않고, 후배에게는 이런 환경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언제 부터인가 세상에 무관심하면서 내 가족들, 내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전한 이향림 사무국장은 "누군가에게 고공농성은 과격해 보이는 방법일지 모르지만 저에게 누군가 고공농성은 뭐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사랑'이고, 왜 노조하니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라며 "내 일, 내 가족, 내 동료 그리고 나 자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사랑하고 싶은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이에 앞서 방송작가지부 2명의 조합원이 13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건설노조 2명의 조합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00 조합원은 "건설노동자 들의 투쟁은 여러분의 것만이 아니다. 저희 방송작가 또한 '특수고용직'으로 4대보험과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있다. 그러기에 누구보다 저희가 가장 응원한다. 서울에서 대전에서 부산에서 방송작가들의 입으로 펜으로 방송으로 응원 하고 지지하겠다"고 전했다.

김00 조합원은 "저는 2006년 포항에서 84일간 계속된 건설노조 파업과 故하중근 열사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건설노동자 여러분들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추운 거리에 다시 서있다. 이제 방송작가지부도 여러분의 길에 함께 하겠다. 힘내시라! 투쟁!"이라고 전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창립 총회를 통해 "프리랜서니깐 하는 그릇된 방송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방송작가들이 정당한 권리 누리며 즐겁게 방송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출범 선언문에서 △방송노동자의 노동권 향상 △성희롱 및 노동 인권 침해 근절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 △방송콘텐츠 시장의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 △방송계 불공정 관행 타파에 앞 장 서겠다고 밝혔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이하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이향림 사무국장의 발언 전문

방송작가노조 사무국장 이향림입니다. 먼저 연대발언 초청, 감사합니다.

제안을 듣고 제가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들어도 되는 자격이 있는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추운데 고생하시는 사회 선배님들을 뵙고 싶어 이렇게 왔습니다.

건설근로자법 개정이 계류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시민들의 힘을 믿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좀 준비해왔습니다. 그건 곧 제 자신에게도 하는 다짐입니다.

우리의 부당함을 목소리 내는 우리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돈 몇 푼 더 받게 도와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일함으로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자존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좋은 세상 만드는 것은 거창한게 아니라 모두들 내가 발 딛고선 자리부터 좀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생활 만족하면 그렇게 살면 됩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십시오. 정말, 지금, 우리 잘 살고 있습니까. 행복하신가요. 행복한 사람은 ok, 지나치십시오. 그러나 아니라면 지금 이분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입니다.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내가 너가 되고 우리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믿지 못 하는거 아닐까요?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 바뀐다!’ 이런 생각이 지금 우리가 소위 말하는 헬조선을 만들었습니다. 양심에 손을 얹고, 우리가 그렇게 말할 자격 있습니까. 저는 없습니다. 타인을 위해, 내 생각 안하고 헌신한 적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까지 유지된 건 지금 저 위에 있는 분들처럼 소리를 내준 우리사회 ‘파수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파수꾼은 지금 이 땅에 발 딛고 서 있는 우리에게 저기 포악한 늑대 무리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모두 위험에 처해있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늑대라는 존재는 어떤 것인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평생 바뀔 것 같지 않았던 방송계 열악한 노동도 조금씩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분위기에 힘입어 저희 방송작가노조도 출범을 했습니다. 우리도 거의 다 비슷한 마음으로 가입했습니다. 혹시나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한 사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부끄럽고 비겁한 선배, 동료 되지 않겠다고, 후배에게는 이런 환경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다짐은 했어도 혼자 힘으로는 흔들릴 수밖에 없기에 환경이 변하는 근본적이 해결과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느꼈고 같이 힘 모으는 중 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작년에 처음으로 ‘특고노동자’라는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 모를 수도 있었는데 방송작가 노조를 준비하면서 우리 문제를 들여다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특고노동자입니다. 그나마 내 문제에라도 관심을 두니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문제나 아픔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대 요청을 듣고, 저희 조합원 중에서도 ‘건설근로자법 개정’과 관련하여 라디오 방송을 한다고 합니다. 먼저 힘들게 닦아주신 길, 좀 늦었지만 그만큼 뒷심을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겠습니다. 이 시간에도 열 일하느라 못 온 작가들의 마음을 담아 여러분 목소리 TV 라디오 전파 타고 울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고공농성 하면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강주룡!

한국에서 처음으로 고공농성을 했던 여성. 1931년, 일제시대 때 고무공장에서 49명의 임금을 삭감하려 하자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너는 올려주겠다, 회유도 있었을 것인데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공장뿐 아니라 평양에 있는 모든 공장에서 일하는 2천 3백여 명의 노동자의 임금도 깎일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으로 약 11m 높이의 을밀대 지붕 위로 올라가 100여명의 사람들 앞에서 공장주의 횡포를 고발하며 9시간 30분 동안 버티다 결국 경찰에 구속되었고, 옥중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다 건강 악화로 풀려났으나 그 해 여름에 죽었습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31세. 지금의 제 나이 입니다.

언제 부터인가 세상에 무관심하면서 내 가족들, 내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 연결돼 있더라고요.

누군가에게 고공농성은 과격해 보이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누군가 고공농성은 뭐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사랑’입니다. 왜 노조하니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 또한 사랑입니다. 내 일, 내 가족, 내 동료 그리고 나 자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사랑하고 싶은 몸부림입니다. 감사합니다.

노동과세계 변백선  n7349794@naver.com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동과세계 변백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