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은 30일 파업을 앞두고 27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안전과 9호선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한 파업에 돌입함을 밝혔다. 노조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무시하고 성과급을 줄여 인원을 충원하겠다는 사측을 억지를 규탄하고 서울시에 책임있는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서울의 지하철 9호선은 “지옥철”로 정평이 나있다. 오전 출근시간, 안 그래도 북적대는 서울 지하철이지만, 9호선은 다른 호선보다 더 심하다. 서울 지하철 중 가장 혼잡한 구간 열 곳 중 “베스트5” 전부를 9호선이 차지했다. 이는 현실에서 승객의 안전이 그만큼 위험함을 뜻한다. 실제로 호흡 곤란 등으로 승객이 쓰러져 구급차가 오는 일도 잦다. 도시개발과 인구 유입으로 혼잡은 증가하고 있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9호선을 달리고 유지 관리하는 9호선 노동자들의 처지 역시 다르지 않다. 1~8호선 지하철이 직원 1인당 16만 명 내외를 수송하는 데 반해, 9호선은 26만여 명이나 된다. 그러나 1km당 인력은 서울교통공사의 40% 정도 수준이다. 기관사는 1~8호선 지하철보다도 2~3일을 더 일한다. 역은 25개 역 가운데 상시 1인 근무역이 10개가 되며, 시간대별로 1인 근무역이 15개 로 늘어나기도 한다. 기술 직원은 휴일에도 근무하는 날이 한 달에 3일이 된다. 노동 강도는 살인적이며, 지하철 사고 시 대처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개통 이후 이직한 사람이 50%가 넘는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까닭은, 이명박 시장 시절, 총사업비 대부분을 투자한 서울시가 실질적인 대주주인데도, 고작 16.3%를 투자한 민간에게 그 운영권을 넘겼기 때문이다. 지금 9호선은 프랑스 자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탓에 9호선 운영회사가 흑자가 나도 그 수익이 지하철 안전과 시민 편익, 필요 인력 충원에 쓰이는 것이 아닌, 대부분 외국 투자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투자액 10억 원 중 8억 원을 투자한, 프랑스의 RDTA(RATP Dev Transdev Asia)가 지난 몇 년 동안 가져간 배당액만 수백억 원이다. 열차 안전과 시민의 생명을 등한시 하고, 수익만 가져가려하는 것 또한 청산해야할 적폐다.

9호선운영노조는 프랑스 사장과 지난한 협상을 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직원들의 “성과급”을 줄여 인원을 늘리자는 것이며, 자신들이 가져가는 배당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도 80여일이 넘게 호소했지만 아무런 답이 돌아오지 않아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프랑스 회사에게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당기순이익이나 지급수수료를 축소하고, 승객이 편안하고 안전한 9호선을 만들기 위해 전면적이고 신속한 차량 증편과 적정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노조는 11월 30일 04시를 기점으로 12월 5일까지 6일간 1차 경고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인 07시부터 09시까지는 100%운행을 저녁 퇴근 시간인 17시부터 19시까지는 85%의 운행을 유지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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