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마친 전교조, 다시 총력투쟁 돌입

전교조가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로 인한 숨고르기를 마치고 오는 12월 15일 연가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는 대표자 변경신고를 통해 전교조를 노조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노동부에 노조 아님 통보 철회 권고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전교조는 2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총력투쟁 재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투쟁 일정을 밝혔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전교조는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 등 사태 수습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단식 농성 투쟁을 잠시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다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3대 교육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총력투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로 미뤄졌던 연가(조퇴) 투쟁을 오는 12월 15일 진행한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연가투쟁까지 총력투쟁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12월 1일 법외노조, 성과급, 교원평가 등 3대 교육적폐 청산 촉구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한편 4일에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다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

▲ 전교조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 등으로 중단된 총력투쟁 재돌입을 선포했다 © 남영주 기자

정부의 전향적 입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6일 17개 시도지부장까지 단식을 확대하며 대 정부교섭을 요구하고 총력 투쟁을 조직한다는 입장이다.

3대 교육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과 교원평가 폐지 서명 교육부 전달, 학교 현장의 동조 단식과 동료평가 업무 전면 불참 투쟁 역시 이 기간 동안 이루어진다.

투쟁 발언에 나선 이강훈 전교조 인천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20만 명이 국민청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청와대가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0만 교원 중 10만 명이 넘게 참여한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서명에 대한 답변이 너무 늦다. 교사를 아이들 곁으로 보내는 것이야말로 교육개혁의 시작이어야 한다. 전교조와 대화하고 40만 교원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교육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로 전교조와 교섭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명동 전교조 경북지부장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했던 약속만 지켰다면 오늘 이 자리는 없었다”면서 “우리의 투쟁을 지렛대 삼아 교육개혁을 이루길 촉구한다. 좌고우면 계속 주저한다면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확인된 의지로 우리의 투쟁이 정면으로 현 정부를 향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해 고용노동부에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말 5대 선거로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선출됐지만 법외노조 조치로 인해 노동조합 대표자 변경 신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전교조는 노동부에도 노동조합 대표자 변경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전교조의 법적 지위 인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 전교조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를 방문해 진정서와 대표자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 전교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취지를 설명한 강영구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법적 근거 없는 시행령에 의한 노조 아님 통보의 위법성, 해직자 9명을 빌미로 6만 조합원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는 대법원의 판례 등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한 만큼 인권위에 이를 철회하라는 권고를 낼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인권위법에 따르면 권고를 받은 행정기관의 장은 이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과 2013년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는 노조법과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할 경우 노조 아님을 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법 시행령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노조 아님 통보’를 하겠다고 예고한 2013년 10월 24일 하루 전에는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 문제로 전교조를 설립 취소하는 것은 단결권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장 명의의 긴급 성명을 내는 등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에 대한 부당성을 밝혀 온 만큼 문재인 정부에도 같은 취지의 권고문을 낼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미 현장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촛불 혁명 이후에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전교조 죽이기 전쟁 ‘노조 아님’ 통보는 직권취소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교육적폐 청산을 주저한다면 전교조는 오는 12월 15일, 조합원 총투표로 의결한 연가투쟁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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