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사내하청지회 기자회견…임금인상 미끼 노조탈퇴 종용, 불법파견 증거 인멸도

금속노조가 12월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 부당노동행위, 무노조정책 즉각 폐기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을 방해하고 탈퇴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 12월 20일 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노조 할 권리 파괴하는 포스코의 시대착오 부당노동행위, 무노조정책 즉각 폐기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조직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성민규

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포스코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잇따르자 직접 노조파괴에 나섰다고 폭로했다. 포스코는 업체 대표를 만나 노조 가입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금 추가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제시안을 들이밀고 현장을 분열시키라고 부추겼다.

포스코는 금속노조 가입과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접수를 막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영구 노사 평화 다짐 협약서’를 받기도 했다. 협약서 내용은 ‘조합원들이 금속노조에 제출한 가입서와 불파소송 동의서를 즉시 회수 폐기하면, 2017년부터 3년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20% 더 해주겠다’라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조합원들의 반응이 미진하자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노조가 없던 다른 사내하청업체 임금인상율 10% 보다 더 높은 16.6%로 올려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사용자가 차별대우를 미끼로 노조탈퇴를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포스코는 노동부 점검에 대응해 사내하청 업체 사무실의 포스코 로고를 지우고, 작업표준서를 교체하는 등 불법파견을 감추는 작업을 꾸준히 벌였다.

▲ 12월20일 ‘노조 할 권리 파괴하는 포스코의 시대착오 부당노동행위, 무노조정책 즉각 폐기 요구 기자회견’에 참가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포스코 터키법인의 노조탄압을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민규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포스코가 불법파견 증거를 숨기라고 업체에 적극적으로 지시했다. 금속노조 탈퇴하고 불파 소송을 취하하면 임금인상을 더 해주겠다고 한 녹취록도 확보하고 있다”라며 “포스코가 노동부 조사에 대비해 현장 대응하고, 작업장에서 포스코 표시를 지우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포스코가 불법파견임을 알고 인정한 증거다”라고 꼬집었다.

김태욱 법률원장은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의제상 사용주고, 노조법상 명백한 사용자다. 임금 인상 차별로 노동자들을 회유하려 한 사실도 포스코가 실제 고용주라는 증거다”라며 “포스코의 위법행위에 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금이라도 범죄행위를 멈추고 법 원 판결을 인정해 직접 고용과 사과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양기창 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는 한일국교 정상화의 대가로 국민에게 돌아갈 청구권을 이용해 만든 기업이다. 국민인 노동자를 탄압하고 여전히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금속노조는 포스코 현장에 노조가 뿌리내리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식 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결집하려하자 포스코가 직접 나섰다. 금속노조 가입하지 않으면 임금을 올려준다는 등 월급 차별로 노동자 사이를 농간하고”라며 “지회는 포스코의 무노조 원칙을 무너뜨리고 기필코 지금까지 행한 불법행위에 관해 사과 받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12월20일 ‘노조 할 권리 파괴하는 포스코의 시대착오 부당노동행위, 무노조정책 즉각 폐기 요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노조 대표자들이 포스코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전에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포스코는 답하지 않았다. 성민규

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에서 포스코의 해외공장 노동탄압도 규탄했다. 포스코는 포스코 터키법인의 포스코아싼TST 철강산업에서 현지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자 80여 명을 부당 해고하고, 터키 금속노조의 교섭과 복직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지회 조합원들은 포스코가 국제기준을 어겨가며 노조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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