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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통합 기획인터뷰] ① 안녕! 서지도철, 안녕! 서울교통공사노조
  • 노동과세계 편집실(공공운수노조)
  • 승인 2018.04.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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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질 때 그 조합원들이 가졌을 기대와 우려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노동조합의 역사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와 함께 한, 그리고 노동운동의 큰 분기마다 자기 역할을 해내 왔던 노동조합이라면 말이다.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가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서울교통공사노조로 통합 출범했다. 그 마지막 집행부와 첫 집행부의 생각이 궁금했다. 기금출연을 포함한 연대 실천과 해산과정, 통합노조 출범의 의미에 대해 서울지하철노조 최병윤 위원장에게 물었다.

공공운수노조 교선국장 : 서울지하철노조 3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노조를 해산하는 마지막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소회 한 말씀.
최병윤 위원장 : 섭섭하고 아쉽다. 두 노조가 통합을 하는 것은 교통공사로 사업장 자체가 하나가 됐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불가피한 선택의 측면이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3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민주노조 운동의 수많은 굴곡 지점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왔던 노조 아닌가. 서울지하철노조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것이 어찌 아쉽지 않을 수 있겠나. 하지만 더 큰 노조로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 허물을 벗는 과정으로 이해하면서 담담하게 노조해산을 준비해왔던 것 같다.

공공운수노조 교선국장 : 섭섭함이 크신 것 같다.
최병윤 위원장 : 집회 한 번, 연대 한 번을 가더라도 서울지하철이라는 깃발 아래 해왔고 그걸 지켜보는 다른 동지들도 서울지하철이라는 익숙한 깃발을 보아왔다. 그것은 '서지'라는 이름과 그 깃발이 노조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 아쉬움이고 다른 한 축으로는 서울지하철노조가 못했던 부분도 있고 잘했던 부분도 있겠지만 서울지하철노조가 지켜왔던 노동조합의 기풍이랄까 그런 것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걱정도 포함된 아쉬움이다.
교선국장 : 통합노조 출범을 ‘서울지역 최대 공기업노조의 출범’ 식으로 규모에 집중한 기사들이 많았던 것 같다. 지나고 보면 정말 이것이 양 노조 통합의 의의일까 하는 궁금증도 든다. 통합노조 출범의 의미는 뭔가?
최병윤 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해산식에서 이런 말씀들을 했다. 덩치만 커진다고 노조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질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규모가 커졌다고 노동조합의 힘이 커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가지고 역사도 다른 두 노조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가는 논의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공공운수노조의 다른 통합 사례들을 참고하기도 했다.

교선국장 : 통합과정에서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의 행보가 통합자체를 더 빛나게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직접고용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는 내외의 평가가 있다
최병윤 위원장 : IMF이후 노동의 계층화가 뼈아프다. 여전히 수 백, 수 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입사한 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정규직전환을 반대하는 갈등이 현재까지 있다고 본다. 그런데 한 축으로 보면 노조 집행부가 어떤 방향을 가지고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토론하는 과정들을 밟아나가는 경험을 오랜만에 가진 것 같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만 하거나 집행부의 입장을 고수만 해서는 안 되는 과정이었다. 서울시의 명백한 정규직전환 원칙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기업들이 정규직의 반발과 노조의 준비 부족으로 정규직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는 20년 동안 외쳤던 비정규직 철폐의 구호를 현실로 만드는 적기가 지금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지하철의 정규직전환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남아 있고 앞으로의 해결 과정도 남아 있지만 직접고용 정규직전환이라는 큰 합의를 조합원 다수가 만들어 낸 의미는 분명히 있다.
교선국장 : 뿐만 아니라 비정규연대기금 출연을 포함해 투쟁사업장 연대를 해산 과정의 중요한 사업으로 두고 진행하셨다. 투쟁기금을 통한 연대를 결정하고 결의한 계기가 있나?
최병윤 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가 31년의 역사 속에서 큰 투쟁을 얼마나 많이 진행했나. 그 과정이 당연하게도 다른 사업장, 다른 업종 노동자들의 연대없이 가능했겠나. 서울지하철노조가 잘나서 지금의 투쟁을 만들어왔다고 보지 않는다. 94년 전지협 파업후 숱한 해고사태를 겪을 때의 재정 지원들, 학생동지들의 구속을 불사한 연대들, 그러한 빚 위에서 '서지'의 투쟁이 있어왔다. 늘 그러한 인식을 선배들로부터 배워왔고 공유해왔다. 그것을 작게나마 갚아나가는 과정이었다. 작년 박경근 열사 투쟁 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공공운수노조의 조직화 기금과 함께 투쟁사업장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되는 기금도 함께 출연하게 됐다.

교선국장 : 이제 얼마후면 임기를 마치고 현장에 복귀하게 된다.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투쟁이 있나?
최병윤 위원장 : 역시 성과연봉제 투쟁일 것 같다. 박원순 시장 체제의 서울시 공기업들은 다른 지방 공기업들과는 어쨌든 다른 조건이 있었다. 오히려 복수노조 보건에서의 파업 투쟁이 조직적으로 더 어려운 측면이 강했다. 복수노조와의 경쟁관계속에서 조직하기 위해 현장 간부들이 정말 영업사원처럼 뛰어 만들어낸 조직인데 자칫 파업대오 운용의 잘못으로 조합원 이탈이 발생할까 하는 현장의 우려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연봉제와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노조의 존립자체는 물론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것들이 모두 무너질 것이라는 전체 조합원들의 공감이 있었다. 입사 1년도 안된 젊은 조합원들이 파업에 결합해 3일간의 파업을 사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투쟁이다.

교선국장 : 인터뷰 시작전에 서울지하철노조 30년사를 들쳐보다 노조 설립하고 노조사무실 개소식을 하던 흑백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 속에 건물이 이 건물인가?
최병윤 위원장 : 그렇다. 그 건물이 바로 지금의 노조사무실이다.

교선국장 : 역사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통합노조의 노조사무실은 어디로 가게 되나?
최병윤 위원장 : 이 곳을 계속해서 통합노조의 노조사무실로 쓰는 것으로 결정이 돼 있다. 논의 과정에서 예전 서울지하철 노조가인 ‘해방역에 닿을 때까지’도 통합노조의 노조가로 승계하게 됐다. 다행히 도시철도노조가가 없어서(웃음) 조직 대 조직 통합임에도 해방역에 닿을때까지 노래가 사라지지 않게 됐다. 안그랬으면 전직위원장님들이나 선배님들께 많이 혼이 났을 것 같다(웃음)

교선국장 : 말씀하신대로 조직 대 조직의 통합이다. 통합의 상대인 도시철도노조에 대한 칭찬을 해주신다면
최병윤 위원장 : (웃음) 차이가 분명히 많이 있다. 저희는 다양한 내부투쟁도 있었고 어용세력의 집권시기도 있었지만 어쨌든 결정한 바를 집행하고 추진하는 조직적인 통일성이 강한 반면 도시철도노조의 다양성, 역동성, 토론문화는 분명한 장점인 것 같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이 만났으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교선국장 :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병윤 위원장 : 서울지하철노조 역시 공공운수노조 출범의 주축이었다. 산별 조직의 운영에 대한 고민의 범위가 넓어져야 할 것 같다. 민주노총 안에서도 조직 간 선의의 경쟁이 아닌 갈등이 첨예화 되면 그런 산별은 미래가 밝지 않다고 본다. 함께 결정하면 반드시 함께 집행하는 기풍과 조직문화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 큰 조직일수록 공공운수노조의 방침에 성실히 복무해야 한다.
또한 결정과 집행이 있었다면 그것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회의 진행에 있어 주장만 존재하고 비판이 풍부하게 토론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집이 그렇다고 본다. 중집성원으로서 많이 아쉽고 아팠다. 20만 조직이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다른 의견을 공격하는 방식의 토론은 지양해야 한다. 회의문화와 참여문화, 집행 이후에 평가문화 등이 좀 더 성숙해졌으면 한다.
또한 비정규직 투쟁의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비정규직 투쟁이라는 이유로 비판과 평가를 금기시하는 것은 비정규직 투쟁을 오히려 망하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세력화에 대한 문제다. 정치세력화에 대한 공공운수노조의 자기 전망을 어떻게 밝혀 나가느냐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본다. 정파운동이 아닌 노동자를 위한 정치세력화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노동과세계 편집실(공공운수노조)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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