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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 노동자들 안전사고, ‘원청 책임’ 법 개정 돼야
  • 이승현 건설노조 정책국장
  • 승인 2018.07.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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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15살 문송면 노동자의 '수은',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이황화탄소' 중독 사망 사건은 대한민국 산재사망의 ‘이정표’가 됐다. 30년이 지난 오늘이지만 여전히 한 해에 2천4백명의 노동자가 죽고 있다.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하청, 파견 노동자로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재벌 대기업의 '탐욕적인 이윤추구' 때문이라는 ‘원성’이 자자하다. <노동과세계>는 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를 맞아 민주노총 내 업종별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노동안전의 현실을 알리는 기고를 연재로 싣는다.

이승현 건설노조 정책국장

문재인 정부가 임기(2022년) 안으로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 사망자수를 감소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이를 위해 많은 유의미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건설기계와 연관된 사망사고를 감소시키는 대책 부족이 문제였다.

건설현장의 대형화·고층화로 건설기계 이용이 증가하면서, 건설기계의 등록대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25만9천대인 건설기계 등록대수가, 현재는 49만2천대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기계 사고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5대 건설기계(덤프트럭, 굴삭기, 고소작업대, 크레인, 지게차)의 사망사고는 83% 증가했다. 최근 5년간만 따져보면,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건설기계 사고이며, 이는 기계적 결합(9.5%)보다 관리적 요인(58.6%)에 의한 사고로 밝혀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주체인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기계 사고에 대하여 원청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다. 수많은 건설기계 장비와 사람이 혼재되어 동시에 작업공정이 진행되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건설기계 장비와 장비 외 사고를 분리할 수 없다. 그럼에도 건설기계 장비 사고의 경우 현행법은 이를 억지로 분리해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28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건설현장’이라는 장소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이익과 책임을 모두 가지고 있는 원청이, 계약형태를 불문하고 건설기계 사고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책임을 지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 입법안에는 타워크레인 사고의 경우 원청 책임을 분명하게 명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나머지 건설기계 사고의 경우에도 원청 책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또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산재보상을 받지 못했다. 원청의 관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임에도,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막대한 차량 수리비와 함께 병원비, 입원기간의 생계비 등을 모두 자비로 해결해야 했다. 건설현장의 위험을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음에도, 그 책임을 온전히 사회적 약자인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건설기계 종사자들에게도 계약형태와 법적 신분에 대한 고려가 아닌,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에 중점을 두고 산재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 더욱이 이미 원청회사에 의해 건설기계 종사자들의 산재보험료가 납부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건설기계 종사자들이 적어도 건설현장 안에서 산업재해를 당했다면 산재보험을 통해 충분히 치료받고, 다시 건강하게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그동안 건설기계 종사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산재보험 구상권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숫자와 중요도는 갈수록 현장에서 커지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산업재해와 관련해 세 가지 고통을 받고 있다. 첫째, 산업재해 예방으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는 것. 둘째, 사고가 날 경우 산재보험으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 셋째, 심지어 사고의 당사자로 지목돼 구상권이 청구되는 것이다. 산업재해 예방과 보상 모두로부터 배제당할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불이익을 오로지 당사자들에게 전가하는 잘못된 법제도가 수십 년 존재해왔다.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건설노조는 △건설기계 사고 원청책임 △건설기계 종사자 산재보험 전면적용 △건설기계 종사자 구상권 철폐를 위해 투쟁해왔다. 조금씩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건설노조는 건설기계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건설노동자들이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건설기계 사고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5대 건설기계(덤프트럭, 굴삭기, 고소작업대, 크레인, 지게차)의 사망사고는 83% 증가했다. 최근 5년간만 따져보면,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건설기계 사고이며, 이는 기계적 결합(9.5%)보다 관리적 요인(58.6%)에 의한 사고로 밝혀졌다. (사진=건설노조)

이승현 건설노조 정책국장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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