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미대사관까지…8천여 명 참가자 한 목소리로 행진

중앙통일선봉대, 학생통선대 등 8천여 명이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출발해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이 진행되고 '판문점 선언 이행'과 '대불제재 해체'를 촉구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종전을 선언하라!
대북제재 해제하라!
판문점선언 이행하자!

11일 오후 1시,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광화문 미국 대사관까지 진행하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 참가자 8천여 명이 한 목소리로 ‘판문점 선언 이행·대북제재 해제’를 외쳤다.

머리 바로 위에서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아랑곳없이 서울시청 옆으로 하나 둘 모여든 참가자들은 어느새 3백여 미터 떨어진 프레스센터 앞까지 가득 찼다.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이 함께했다. 모자, 조끼, 티셔츠 등 단체복을 맞춰 입은 노동자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대행진을 기다렸다.

무대에 오른 사회자가 소개를 마치자 행진대열의 선두에 있던 학생통일선봉대(학생통선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150여 명의 학생통선대는 대중가요 ‘따르릉’을 개사한 노래에 맞춘 율동을 시작으로 ‘가자 통일로’로 흥을 돋우며 본격적인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대회사에 나선 박석운 8·15추진위원회 상임대표이자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정상공동선언이 발표된 이 역사적 시기에 우리는 민족의 평화 번영과 자주통일의 열망을 담아 오늘 8.15자주평화대회를 개최한다.”라며 “이번 자주통일 대행진은 천7백만 시민과 함께 자주통일을 향한 대장정의 출발을 알리는 함성이다. 남북 해외 우리 민족이 벌여온 70년 투쟁이 이제 새로운 역사시대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오늘의 자주통일대행진은 전쟁국가 미국에 저항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쟁취하는 투쟁이다. 냉전수구세력과 국가보안법 체재에 맞서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 여성들이 함께하는 민중투쟁이다.”라고 전했다.

9월 초에 평양에서 조선사회민주당과 만날 예정인 김창한 민중당 상임대표는 “아무리 이 여름이 뜨거워도 결실의 계절 가을이 오는 것을 막아낼 수 없듯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는 한 순간도 멈출 수 없고, 단 1초도 거꾸로 돌이킬 수 없다. 민중당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을 역행하는 트럼프 행정부 행태를 규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해 나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행진에는 바다 건너 일본에서 온 이들도 함께했다. 김승민 제일한국청년동맹 위원장은 “미국이 타국을 위해 스스로 선행을 쌓은 적은 없다. 우리의 운동이야말로 미국에 공동성명을 이행시키는 힘이 된다. 4.27 시대의 선두에 서서 저희들 한청은 힘차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함께 무대에 오른 니시야마 나오히로 일한평화연대 사무국차장은 “한국의 노동자, 민주적인 사람들의 힘처럼 우리들은 일본에서 아베정권을 무너뜨리고 동아시아의 평화의 길을 여러분과 함께 쌓아나가겠다. 함께 싸우자.”라며 마지막에 우리말로 “투쟁”을 외쳤다.

이번 행진의 참가자를 대표해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대표,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결의문 낭독에 나섰다. 이들은 “이제 세속과 분단의 낡은 틀을 모두 청산하고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를 맞이하자.”라며 “평화의 대세는 확정적이나 판문점선언, 북미정상선언 이행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민족자주의 기치 아래 민족 구성원 모두가 땀과 노력을 바치자. 판문점선언을 따라 거족적인 자주통일대행진을 만들어 가자. 판문점선언 이행하자! 대북제재 해제하라! 종전을 선언하라!”라고 했다.

사전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했으며 성조기에 ‘종속적 한미동맹’과 벽 그림에 ‘대북제재 해제’라 새겨진 현수막을 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길게 이어진 행렬의 선두가 미국 대사관 앞에 도착하면서 행진은 끝이 났다.

이번 행진에 참가한 한다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 사무처장은 “이런 뜻깊은 일에 아무리 더워도 직접 참여해 함께한다는 점이 뜻깊다. 그래서 아이와 같이 왔다. 또 북에서 온 노동자들의 소식을 접하며 이제 서로가 복잡한 절차나 정해진 경로로만 왕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런 날이 다시 오기를 바라본다.”라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중앙통일선봉대, 학생통선대 등 8천여 명이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미국 대사관 까지의 행진,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이 진행되기 앞서 '판문점 선언 이행'과 '대북제재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11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출발해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이 열리고 이곳에 참석한 150여 명의 학생통선대가 대중가요 ‘따르릉’을 개사한 노래에 맞춘 율동을 시작으로 흥을 돋우며대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박석운 8·15추진위원회 상임대표이자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출발해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는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8천여 명의 노동자, 청년학생 등이 11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이 열리고 미국사관을 향하며 '판문점 선언 이행'과 '대북제재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11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판문점선언 실천 8.15자주통일대행진'이 열리고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했으며 성조기에 ‘종속적 한미동맹’과 벽 그림에 ‘대북제재 해제’라 새겨진 현수막을 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범 (공동취재단)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