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총파업조직화 지도부 현장순회, 첫 일정 경북지역 사업장

달빛이 아름답게 보여도 노동자의 삶은 아직 한밤중이다. 적폐청산은 지지부진하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삼성 인사팀 노릇을 하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탄압을 거들던 권혁태 전 노동부 서비스정책관은 대구고용노동청장으로 임명되었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은 제대로 드러나지도 처벌받지도 않았다. 복수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활용한 민주노조 파괴 공작도 현재진행형이다.

문재인 정부의 1호 노동정책이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의 무책임 속에 자회사, 무기계약직 전환, 전환 배제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집권 여당이 주도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저임금·무노조 노동자의 임금인상 희망은 꺾였고, 특수고용노동자와 교사·공무원의 노동3권은 제약되어 있다.

후퇴를 막고 개혁을 당겨오기 위해 민주노총은 오는 11월 총파업에 들어간다. ①적폐청산 ②비정규직 철폐 ③노동기본권 보장 ④사회임금 확대 ⑤안전사회 구축 ⑥재벌개혁 ⑦최저임금법 원상회복이 7대 요구다.

9월 10일 민주노총 총파업조직화 현장순회 첫날,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을 비롯한 순회단은 경북 김천의 공공운수노조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총파업 조직화를 위해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9월 10일부터 전국 각지 사업장을 찾아 총파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현장순회를 시작했다. 9월 10일 오전,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을 비롯한 총파업 조직화 현장순회단이 처음으로 찾은 사업장은 공공운수노조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다. 시민 안전을 위해 밤낮으로 CCTV를 살피는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이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에 가입해 있다.

김천시통합관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른 정규직 전환 대상자이지만 김천시는 총액인건비제를 핑계로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고 있다. 김천시가 전환을 미루는 사이 기간제 노동자인 조합원들은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한명씩 해고되고 있다.

순회단은 김천시청 앞에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출근 선전전을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 조합원들과 함께 진행하고 금속노조 한국오웬스코닝지회 노조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 조합원들에게 총파업 투쟁의 취지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문제점, 민주노총의 대응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황미진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장은 간담회에서 “노조에 대해 아는 게 하나 없었다. 정규직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노조를 만들었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오웬스코닝지회 동지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민주노총에서도 김천시를 압박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고 있지 않다”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가스공사 비정규직,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업장을 조사해 노정교섭과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해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 대우라이프 노동자들에게 11월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설명하는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금속노조 대우라이프지회다. 대우라이프는 한국GM에 자동차 범퍼를 납품한다. 한국GM의 군산공장 철수로 물량이 줄고 공장 자동화가 진행돼 앞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지킬지 고민이다. 파업을 하면 비조합원인 사무직 노동자들이 라인에 투입돼 파업의 위력을 반감시킨다. 마침 임단협으로 사측과 씨름하던 차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찾아왔다며 순회단을 반겼다.

금속노조 KEC지회 이종희 지회장과 이야기하는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이종희 KEC지회장은 복수노조와 교섭창구단일화에 대한 민주노총의 구체적 대응방향과 노동적폐 국정감사 대응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 창조컨설팅, 사측의 노조파괴 탄압을 받았던 금속노조 KEC지회에서 구미지역 민주노총 사업장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종희 KEC지회장은 “노조파괴를 겪은 사업장으로서 적폐청산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쌍용차·유성·KEC 등 국정감사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조합 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폐기와 타임오프제에 대해서 민주노총의 구체적 계획을 주문했다.

또한 간담회에 참석한 구미지역 사업장 대표자들은 “지금도 늦었다고 본다. 최저임금 개악 등 이미 누적된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현장을 조직해 동력을 끌어올리고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집회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총파업 조직을 위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을 찾아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해 3년째 농성 투쟁중인 아사히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100만원 중에서 조합비로 3만원을 내며 곳곳에서 연대하고 역할해주시는 아사히 동지들 너무 반갑다. 반드시 이길 거라 믿는다. 덜 힘들게 이길 수 있게 민주노총이 함께하겠다. 하반기 총파업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역의 분위기를 바꾸고 억울한 해고를 바로잡고, 노동조합 활동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며 “전주에서 택시 사납금제 폐지를 위해 고공농성하고 있는 김재주 동지의 투쟁이 장기화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업종 넘고 지역 넘는 연대로 인원이 작은 노조라 해서 사측이 무시 못하게 해야 한다. 기아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구사대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을 보았다. 끝까지 추적해 재발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현장조직화 순회단은 11일 오후 경북 구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을 찾아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을 비롯한 순회단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모습.

순회단은 이어 민주노총 경주지부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하며 11월 총파업 투쟁의 필요성을 알렸다. 경주지부 조합원들은 “현장 조합원들의 관심과 분노를 끌어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쟁하는 사업장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미조직 노동자도 자신감 얻어 조직되고 수가 많아지면 힘이 생기고 대화가 된다.” “전기차, 자동화 등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총연맹 중앙이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사업장별로 싸울 때와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함께 싸워 입법까지 밀어붙였을 때의 결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믿고 가보자, 한번 해보자.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쇄도하고 있고, 이번에야말로 저지하는 투쟁이 아니라 쟁취하는 투쟁을 해볼 기회”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이 금속노조 인지컨트롤스 지회 조합원과 인사하고 있다.

순회단은 경북 경주에 있는 금속노조 인지컨트롤스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출근 선전전을 하며 2일차 현장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다스지회 등 인근 금속노조 사업장의 조합원들도 함께했다.

인지컨트롤스는 계열사 44개를 거느린 중견기업이다. 자동차 엔진의 센서와 커버 등을 제작한다. 인지컨트롤스 정구용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위원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던 홍영표 의원을 만나 ‘최저임금에 식대, 교통비, 상여금 포함’, ‘노동시간 단축 연기’라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출근 선전전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용복 금속노조 인지컨트롤스지회장.

소수노조인 인지컨트롤스지회는 교섭창구 단일화로 인해 교섭권도 파업권도 없지만 부당한 임금체계와 최저임금 삭감 꼼수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최용복 인지컨트롤스 경주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합원 이탈 없이 열심히 싸우고 있다. 그렇게 싸우는 조합원들을 위해 잘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현장을 찾은 민주노총 지도부에 당부했다.

조합원 8명의 소수노조이지만 꿋꿋하게 민주노조 깃발을 지키고 있는 금속노조 청우지회. 노태현 금속노조 청우지회장과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이어서 찾은 금속노조 청우지회도 소수노조다. 사측의 노조탄압으로 40명이었던 조합원 중 8명이 남았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순회단은 어렵게 민주노조 깃발을 사수하고 있는 노태현 지회장을 비롯한 청우지회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민주노총 경북본부 직가입 경신노동조합, 금속노조 현담산업지회를 찾아 총파업 간담회와 현장 순회 및 선전전을 진행하고 포항으로 이동해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만났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직가입 노조인 경신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 경북본부에서 진행된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간담회.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포스코를 상대로 투쟁하고 조직하는 과정에 가장 큰 걸림돌은 복수노조다. 조직이 만들어지면 모든 곳에 한국노총 소속 제2노조가 건설되고 회사가 이를 적극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문제를 포스코사내하청지회의 힘만으로 풀기 어렵다. 복수노조 대응을 체계적으로 해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한 “투쟁배치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민 설득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현장 노동조합들이 총연맹 지침에 따라 파업하고 투쟁하면 그 동력을 받아서 총연맹은 우호적인 여론형성을 하고 정치권을 바꿔야 한다. 정말 조합원들에게 이번에는 뭔가 바뀌겠지 하는 믿음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나 노조할 수 있는 나라, 노동 3권 완전쟁취!' 총파업 투쟁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공장 내 선전전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종합특수강지회 조합원들의 모습.

마지막으로 찾은 사업장은 금속노조 현대종합특수강지회다. 금속노조 현대종합특수강지회는 2015년 3월에 설립된 신생 사업장이다. 어용노조 굴레에서 벗어나 조직확대에 박차를 가해 어용노조의 문을 닫고 조합원 170여명이 현재 민주노조 깃발 아래에 있다. 현대종합특수강지회는 이전 어용노조가 만들어 놓은 부실한 단협을 바꿔내기 위해 오는 14일에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이 현대종합특수강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장순회 일정을 마친 민주노총 현장순회단은 대구시 한국가스공사 앞에서 열린 가스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공공운수노조 총력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해 '자회사 꼼수가 아닌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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