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 요구하며 민주당사 점거농성 이어가는 톨게이트, 강원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소속 톨게이트, 강원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당사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추석인 오늘(24일)도 출입이 통제된 민주당사 안에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톨게이트 수납원 박순향 조합원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서산 톨게이트 수납원 박순향입니다. 어느 때보다 많은 차량이 톨게이트를 지나는 추석, 저는 오늘로 6일째 여의도 민주당사에 있습니다. 출입이 통제되어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이곳에, 서산 톨게이트 노동자와 저 멀리 강원랜드 노동자가 함께 있습니다. 저희는 민주노총 산하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소속 조합원이기도 합니다.

문재인대통령이 취임 직후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인 저희에게는 지난 1년이 희망고문이었습니다. 저희가 일하는 한국도로공사와 강원랜드는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노사전문협의회를 무시하고, 무조건 자회사로 가라 합니다. 한국도로공사의 책임자가 민주당 소속이고, 정책을 집행할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다 판단하여 이곳까지 왔습니다.

점거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민주당의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수납원들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1,2심 모두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습니다. 공사가 이에 불복,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 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저희는 법대로 직접고용 전환될 것임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노사전문가협의회가 되려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노사전문협의회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9월 5일 9차 회의에서 전문가 위원이 협의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전문가 위원과 직접고용을 주장하던 민주노총 대표 1인이 퇴장하자, 도로공사는 자회사 합의서 서명을 강행했습니다. 그 서명을 빌미로 전국 6,700명 수납원에게 자회사가 확정되었다고 통보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수납원들에게 자회사 전환에 사인하라고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습니다. 노사전문협의회는 의견대립으로 결정사항 없이 마무리되었고, 전문가위원은 이후 재구성 논의는 국토부나 노동부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노사(민주노총 제외) 합의만으로도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자회사 추진을 빠른 속도로 강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직접고용을 막기 위해 민주노총을 제외한 근로자 대표들을 회유하기까지 했습니다. 노사전문가협의회에 참여한 무노조 대표 3명은 한국노총 산하에 ‘한국도로공사영업소노조’라는 어용조직을 만들었고, 이미 한국노총의 노조대표로 있던 위원장(톨게이트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자회사 전환을 지지했습니다. 그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탄핵까지 당했지만, 공사는 ‘탄핵된 위원장도 근로자대표 자격이 유지된다’는 노동부의 유권해석을 빌미로 서명을 받아냈습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밀어붙이기는 당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강원랜드는 올 1월부터 노사전문협의기구를 구성하여 정규직 전환을 논의해왔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노노갈등을 부추기며 자회사 전환만을 강요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강원랜드 정규직노조에 직고용 필요성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나 총인건비 등의 문제로 자회사 전환이라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노측 대표위원들은 협의기구의 모든 회의에 불참을 선언한 상황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9월 19일,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요구는 단순합니다. 한국도로공사와 강원랜드가 일방적인 자회사 전환 서명과 설명회를 중단하는 것, 도로공사와 강원랜드 사측이 직접고용을 전제로 협의에 임할 것, 이를 위해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한국도로도사 이강래 사장과 강원랜드 문태곤 사장의 면담을 성사시켜 줄 것 등입니다.

추석인 24일, 민주당사 안에서 차례를 지내는 조합원들

추석을 꼼짝없이 민주당사 안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정당한 요구를 하는 저희를, 조상님들도 이해하고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번 정규직전환에 6,700명 수납원과 1,700명 강원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걸려있습니다. 지금 당장 직접고용 하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절차대로 진행하자는 소박한 요구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적극적인 중재와 도로공사, 강원랜드의 양심을 바라는 마음으로 민주당사 농성장에서 약소하게나마 제사상을 차립니다.

끝으로, 서울노동청에 불법파견 책임자 처벌과 정규직전환 시정명령을 요구하며 집단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기아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다른 장소, 다른 공간이지만 제대로 된 정규직전환, 직접고용을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저희도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농성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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