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의 벗 노동열사 김원창 민주노동자장 노제’ 치러

ⓒ 노동과세계 변백선

“아버지께서는 '나는 정규직이 되더라도 1~2년 밖에 다니지 않지만, 후손들은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며 싸우셨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모아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4일 오전 울산항만공사 앞에서 치러진 ‘비정규직 노동자의 벗 노동열사 김원창 민주노동자장 노제’에서 아들이 무대에 올라 이와 같이 유족 인사를 전했다.

故 김원창 공공연대노조 울산지부 남구지회(울산항만공사) 지회장은 ‘자회사 저지’와 ‘직접고용 쟁취’, ‘비정규직 철폐’ 등을 내걸고 청와대 앞 농성, 릴레이 단식 등을 하며 싸웠다. 고인은 청와대 앞 상경투쟁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가하던 길에 고속철도 안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20일 새벽 사망했다.

고인의 아들은 “아직도 우리 아버지의 살아 생전 모습이 생생하다. 청와대 농성을 마쳤다며 '저녁에 보자. 아들'이라고 했던 전화통화가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며 “제가 울산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민주노총 사무실 가는 길이 가장 먼저 익숙해졌다. 제가 그만큼 아버지를 자주 모시고 다녔고, 아버지는 노조활동에 그만큼 열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정을 쏟으신 아버지의 뜻이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제는 고인의 운구차량이 울산항만공사 앞에 도착하고 영정이 무대에 안치되면서 엄중히 치러졌다. 호상을 맡은 황의환 공공연대노동조합 울산지부장의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故 김원창 열사가 살아있을 때 투쟁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을 보고 유가족들을 비롯한 동료 조합원들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 노제에는 울산지역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 진보정당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조사에서 “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세상이라는 곳에서, 울산항만공사로부터 명예훼손 고소와 탄압을 받던 노동자가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답게 살자며 노조를 만든 동지들이 사측의 회유와 협박으로 갈라지는 현실 속에서도 열사는 굴하지 않았다.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또 다른 용역 자회사가 아닌 직접 고용을 위해 야간근무하고서 단식농성장을 지켰다”며 “이제 우리가 열사의 남은 몫을 하겠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우리는 오늘 한 노동자를 떠나 보낸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 선언이 故 김원창 열사를 희망고문으로 내몰았다”며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를 염원한 열사의 마지막 바램이 실현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고 열사의 염원 반드시 이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일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울산항만공사를 향해 “정부 지침대로 하면 울산항만공사는 자회사가 아닌 직접 고용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지침을 지키지 않은 당신들이 김원창 동지를 죽게 만들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당신들이 해야 할 도덕적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예장례위원장인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공사는 김원창 동지를 비롯한 비정규직한테 자회사로 가라고 온갖 비열한 짓을 자행했다. 직원 사이에 이간질을 시키고, 노조 힘 빼기로 자회사로 몰아갔다”며 “공사가 김원창 동지를 죽였고, 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가 되도록 집행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정부는 '묻지마 자회사 전환'을 중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故김원창 열사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상이 됐지만, 울산항만공사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동료와 후배들을 또 다른 용역회사인 자회사로 가게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앞장서 투쟁했다. 투쟁 과정에서 울산항만공사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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