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m 굴뚝농성 389일차
또다시 408일을 넘길 수 없어
4박5일간 오체투지 행진 진행

ⓒ 노동과세계 변백선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고용보장, 노조보장, 단협보장’ 등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고공농성을 벌인지 390일째인 6일 차광호 파인텍지회 지회장을 비롯한 지회 조합원들과 노동·종교·시민·사회단체들고 구성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이 “또다시 408일을 넘길 수 없다”며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와 문재인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출발한 오체투지 행진은 시작부터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은 “오체투지를 빙자한 불법집회”라며 분수대 앞에서 차도까지 불과 1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의 이동을 막기 위해 경찰병력 수십 명을 동원했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경찰과 30분여의 실랑이와 몸싸움 끝에 청와대 앞을 출발할 수 있었다.

파인텍지회와 공동행동은 이날 오체투지 행진에 앞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인텍 박준호·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1년을 훌쩍 넘겼다”며 “우리는 또다시 408일을 넘길 수 없다는 마음으로 끝장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24일이면 차광호 지회장의 구미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

차광호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2015년 408일 고공농성으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3승계(고용, 노조, 단협)에 합의했다. 그런데 스타플렉스는 공장을 빼고 기계를 드러내고,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박준호, 홍기탁이 다시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들의 농성이 408일을 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인간답게 사는 삶을 위해 ‘끝장 투쟁’에 나선다. 오체투지는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한의사는 1년 넘게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2명의 노동자의 건강상태에 대해 “좁은 공간에서 1년이 넘도록 생활한 탓에 척추 인근의 목, 허리, 어깨 통증을 느끼고 있다. 두 명 모두 신체가 바닥인 상황”이라며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은 땅을 밟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파산한 한국합섬을 헐값에 인수해 2년 만에 폐업하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그에 맞선 408일의 고공농성으로 이룬 노사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1년이 넘는 총파업을 거쳐 다시 굴뚝농성 408일을 바라보는 오늘까지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스타플렉스 김세권 회장은 일체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박 5일 동안 청와대에서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까지 오체투지 행진에 나서는데 김세권 회장이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바로 2차 투쟁에 돌입해 408일이 오기 전에 반드시 굴뚝 위의 두 노동자들을 땅에서 만나겠다는 결의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체투지 행진은 6일부터 10일까지 4박 5일간 진행된다. 6일은 청와대부터 충정로역까지, 7일은 여의도 산업은행까지, 8일엔 더불어민주당에 요구안을 전달하고 영등포역까지, 9일엔 굴뚝농성장까지, 10일엔 최종 목적지인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까지 이동한다. 이후 오체투지 행진 각 도착지점에서는 문화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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