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사회적 대화 중간평가 및 향후 전망’ 토론회···‘문재인 정부 남은 3년’ 대응 엇갈려

사회적 대화 중간평가 및 향후 전망 토론회가 민주노총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민주노총(정책연구원)이 2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사회적 대화 중간평가 및 향후 전망 토론회’에서 노동 전문 패널 6명이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아직은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활용론’과 “들어가 봐야 얻을 게 없다”는 ‘신중론’으로 팽팽히 맞섰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찬반을 떠나서 현재 사회적 대화에 대해 세게 문제제기 하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 참여 시비로 남 탓 하거나 누굴 세게 비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면서 “양극화 해소와 중소영세 부분의 이해가 더 절실한 게 사회적 대화인데, 어느 지점에서 교섭과 투쟁 병행해야 할지에 대한 전술적 활용을 포함해 주체적 관점에서 논의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중기 한신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토론은 경사노위 참여효과 분석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노중기 한신대 교수는 “경사노위든 노사정위든 중립적인 기구가 아니라 국가의 이데올로기 기구이기 때문에 경사노위 불참 책임은 정부에게 있지 민주노총 책임은 부차적”이라면서 “경총이 사회적 대화를 싫어한다고 얘기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를 보면 자본도 민주노조 운동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에 대해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는 “중립적이라는 것은 어차피 자본주의 하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지점이고, 박근혜 때야 친 자본이라서 그랬지 지금은 경총이 싫어할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이 들어갔다면 한국노총보다 노동 쪽의 얘기를 더 많이 했을 것이고, 대화를 안 하는 것과 대화를 해보니 이렇더라고 얘기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미조직 노동자에 대한 ‘대변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 엇갈렸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민주노총이 들어가면 내부 방어논리가 작동해 합의 안 되면서 뛰쳐나올 것이고 이는 미조직, 중소영세 노동자들의 피해로 갈 것이라 민주노총이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변한다는 논리에 납득이 안 된다”면서 “민주노총은 오히려 밖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싸움을 택하는 것이 길이지 민주노총이 들어가면 달라질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에 맞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한국노총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미조직, 중소영세 의제 갖고 총파업이 현실로 안 되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이지, 투쟁으로 돌파한다는 얘기를 함부로 해선 안 된다”면서 “계층별 3인으로도 경사노위가 무산되는데, 민주노총이 들어왔으면 달라졌을 것이고 완전히 다른 귀결은 아니더라도 실력만큼 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 대화 중간평가 및 향후 전망 토론회가 민주노총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민주노총의 주체적 전망에 대한 분석도 엇갈렸다. 김혜진 상임활동가는 “28년 만에 산안법이 개정됐는데 민주노총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개정이 가능했지, 만약 경사노위에서 다뤄졌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탄력근로제만 놓고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조직 노동자들은 관심이 없고 절실하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서 방어논리에 의해 개악이라도 막자라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불신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군산복합체에서 미국과 북한이 왜 대화하는지, 사회적 대화도 생명체이고 변화가 있는데, 자본주의가 문제라면 해체론이라도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민주노총이 만들어놓은 것이 안 지켜지는 게 문제이지, 대통령 공약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민주노총 위원장 공약은 왜 얘기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원장은 “민주노총은 본인들이 어떤 힘을 갖고 있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민주노총 틀 내에서만 얘기하지, 경사노위 같은 모순적인 얘기들에 대해 국민에게 정면으로 답한 적 있느냐”면서 “문재인 정부가 어떻던, 수많은 노동자와 국민들의 아우성과 절박함에 대해 민주노총이 정말 경청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 중간평가 및 향후 전망 토론회가 민주노총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참관하던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경제위기 해법보다는 활용 차원에서 ‘딜’을 원했고,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를 너무 높은 수준의 전략만 세운 채 개악을 밀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힘을 못 실은 것”이라면서 “일자리위원회에 들어가고 있지만 이것 역시 성과가 미미한데, 다만 중집이 이것마저 과도한 것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 놔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200만 조직화, 정치방침 통합, 사회적 대화를 공약으로 내건 김명환 집행부의 전략적 판단 미스가 두 번의 대의원대회로 내상을 입었는데, 정책대의원대회에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1차로 꼬였고, 경사노위가 출범해버리면서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가능성과 위상 여부, 경사노위 말고 다른 대안이 뭐가 있는지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해 보자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목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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