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최승덕 경기본부장···“7.3공동파업은 시작에 불과,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경기지역 3500명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는 최승덕 경기본부장은 “이번 공동파업은 이례적인 일로, 조합원들은 이번에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2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7월 총파업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5월 24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원칙 실현, 노정교섭 구조 구축’ 등을 핵심요구로 하는 7월 총파업 계획을 확정하고 결의했다.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 중 30만 명이 비정규직 조합원이다. 이 중 20만 명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으로, 이번 7.3 공동파업은 성사될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펼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직접 주체가 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공공부문 사용자 격인 문재인 정부를 겨누고 있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그동안 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정책이 ‘조삼모사’, ‘엉망진창’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노동과세계>가 이번 공동파업의 한 주체인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최승덕 경기본부장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5일 오전 11시 용인시청·용인대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 맞은편으로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 한 동이 나타났다. 용인시에서 2011년부터 가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승덕(49)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조 경기본부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침에 막 일을 끝내고 용인시청 측과 4차 임금교섭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경기지역 3500명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는 최 본부장은 “이번 공동파업은 이례적인 일로, 조합원들은 이번에 공동파업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대뜸 말문을 열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직무급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다.

그는 “직무급제는 신분제”라고 단언했다. 직무에 따라서 임금을 나눈다고 하지만 무기계약직, 비정규직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무기계약직에 먼저 적용하겠다고 하는데, 결국 공무원 임금의 30-40%로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말이 직무급제이지 박근혜 때 성과연봉제를 변형적으로 들고 와서 시행하려는 것이고, 최저임금을 직무급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기계약 전환자들을 중심으로 직무급제가 들어와 있는 수원의 사례를 들었다. 일은 기존하고 똑같지만 임금테이블만 따로 편성돼 직급이 1~4단계, 호봉간격을 9호봉까지 뒀는데, 15년 후에는 6단계로 하도록 돼있다. 문제는 지금 최저임금 산입법위가 적용돼 급여가 170~180만원 상태에서 1단계로 돼 있는데다, 4단계 초봉이 2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1단계를 청소, 사무보조 등 단순한 직종으로 나눈 것도 문제지만, 쓰레기수거, 청소 등은 위험하고 기피하는 업무라 그동안 임금교섭 결과로 임금을 많이 따낸 것인데, 이 과정들을 파기시키고 최하직종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라면서 “15년이 지난 후에 설령 공무원이나 사용자들의 말을 잘 들어 계속 호봉을 올린다 해도 1~6호봉 차이가 30만원을 못 넘고, 결국 170만원에서 시작하면 200만원 수준에서 정년퇴직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최저임금 위반 대상자가 몇 명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오산시가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으로 고발돼 있다. 용인시만 해도 최저임금 대상자가 126명으로 걸려 있고 다른 지자체들도 100명 이상씩 걸려있어 고발 분위기”라면서 “용인시가 이번 임금교섭 요구안에 매년 명절상여금 두 번 받는 것을 매월 월할로 요구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으려는 꼼수”라고 그는 비판했다.

경기지역 3500명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는 최승덕 경기본부장은 “수거, 운반, 가로작업은 직영이 다 하던 업무였는데 민간위탁으로 세분화 돼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 됐고, 업체 사장만 배불려 주고 노동자들이 더 힘들어지는 지금,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용역업체 관리에 대한 문제는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더욱 심각하다. “민간위탁 이유가 예산절감 명분이었는데, 자체 조사결과 예산낭비와 통제가 잘 안 되는 것으로 나왔고 지자체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 “수거, 운반, 가로작업은 직영이 다 하던 업무였는데 민간위탁으로 세분화 돼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 됐고, 업체 사장만 배불려 주고 노동자들이 더 힘들어지는 지금,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조사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무기계약직은 민원을 대상으로 일을 주로 하는데, 교통지도 단속을 하는 경우 민원인들과 몸싸움을 해야 하고 심지어 칼까지 들고 덤비는 사람도 있다”면서 “지자체가 무기계약직이 ‘일을 안 한다, 자신을 합리화 한다’는 등 무기계약직을 천대하는 분위기에 대해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본부장은 이번 7.3공동파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강조했다. 3일 동안 파업을 한다고 모든 것을 바꾸진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하고, 민간위탁이 자치단체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가 하청에 하청을 주는 문제에 대해 시민들도 다 알고 있다“면서 ”이번 투쟁에 물러날 생각 없고, 임원과 조합원들은 이번 싸움에 모든 걸 걸었다“고 소개했다.

청소용역업체들, 다문화가정, 공공부문 용역업체, 자치단체 무기계약직 등 경기권 전역에 걸쳐 있는 민주일반연맹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간위탁 폐지, 비정규직 철폐, 공무원 차별 해소’를 이슈로 내걸고 벌이는 이번 7.3공동파업. “민주연합노조 녹색조끼는 포기란 없었다”는 그의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청소용역업체들, 다문화가정, 공공부문 용역업체, 자치단체 무기계약직 등 경기권 전역에 걸쳐 있는 민주일반연맹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간위탁 폐지, 비정규직 철폐, 공무원 차별 해소’를 이슈로 내걸고 7.3공동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4차교섭을 앞두고 임금교섭위원들과 함께. (사진=노동과세계)
경기지역 3500명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는 최승덕 경기본부장은 “이번 공동파업은 이례적인 일로, 조합원들은 이번에 꼭 성사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노조사무실 컨테이너 옆에 조합원들이 대기하는 공간. (사진=노동과세계)

- 현장 근무와 노조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 타임오프가 100인 미만 사업장엔 2천 시간이다. 100명 단위로 1천 시간 늘어난다. 2018년도 조합원수 기준, 용인지부가 300명이 안 돼 4천 시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에 조합 활동으로 1800시간, 300시간을 부분적으로 배정하고 있다. 타임오프에 상관없이 항상 시간이 날 때는 근무하고, 활동이 필요한 교섭, 노사협의회, 수련회 정도만 타임오프를 쓰고 있다.

환경미화원 근무는 8시부터 5시까지다. 용인 지역이 꽤 넓다. 민간위탁을 많이 주다 보니까 직영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직영들은 외곽도로 가로가 주 업무다. 가로는 인도와 도로가 형성된 곳을 말한다. 용인시 시내 구간은 용역업체가 들어와 있다. 외곽도로는 시속 100km 이상 달리는 차들이 많다. 장비 없이 외곽도로 청소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업무다. 직영들의 처지다. 시내 가로작업은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안 돼 세금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 사장들에게만 황금알을 낳고 있다.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온 데 간 데 없다. 의식주에는 깨끗한 환경이 필요하다. 업체마다 분할하다 보니 쓰레기가 널려있다. 직영이 또 가서 투입돼 일을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세금은 세금대로 나가고, 청소는 이중적으로 하게 된다. 용역업체 횡포와 관련된 임금과 복지 문제는 언론에 한 줄 나지 않는다. 소방대원보다 많이 죽는 게 환경미화원이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재해에는 안타까워하면서 환경미화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도가 안 되고 있다. 직영화 투쟁을 다시 하고 있다.

용역업체 문제는 민원이라는 형태로 둔갑돼 다시 우리 직영한테로 온다. 예전에는 민간위탁 이유가 예산절감 명분이었다. 조사결과 예산낭비로 나왔다. 업체이다 보니까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문제다. 지자체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정규직 전환시키면서 업체조사결과 자기 보고서에도 통제가 잘 안되고 지시가 잘 안된다고 하고 있다.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조사돼야 한다. 업체 사장은 배불려 주고, 노동자들은 더 탄압받는 상황이다. 수거 운반 가로는 직영이 다 하던 업무였다. 세분화해서 나눠 임금을 주게 돼 세금이 나가는 것이다.

무기계약직은 민원을 대상으로 일을 한다. 교통지도 단속을 하는 경우 민원인들과 몸싸움을 해야 하고 욕도 듣는다. 심지어 칼까지 들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무기계약직을 천대하는 분위기다. 무기계약직이 일을 안 한다, 합리화 한다는 데 대해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조합원 100만 명을 넘었다. 정부가 아무리 민주노총을 귀족노조라고 하지만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 노조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정부가 민주노총을 이슈화 시키는 것도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 앞으로 투쟁 계획은 어떻게 되나?

= 3일 총파업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3일 동안 파업을 한다고 모든 것을 바꾸진 못할 것이다. 이후에 더 투쟁하는 계획도 논의 중에 있다. 자치단체 개별교섭도 중요하지만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정부와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총파업이 필요하다면 추이에 따라 무기한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다. 이번 공동파업은 시작이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공동파업 이후 쟁의권을 갖고 자치단체 교섭 부분에 대해 타결이 될 때까지 계속 싸우게 될 것이다. 이재명 도지사가 연맹, 경기본부에 대해 노정교섭을 약속했다. 민주연합노조는 대정부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하고, 민간위탁은 자치단체에 맞지 않다. 자치단체가 하청에 하청을 주는 문제에 대해 시민들도 다 안다. 지부는 민간위탁 폐지, 비정규직 철폐, 공무원 차별 해소를 이슈로 삼고 있다.

- 각오와 결의는?

= 이번 투쟁 물러날 생각 없다. 임원들, 조합원들은 이번 싸움에 모든 걸 걸었다. 이번 투쟁에 밀려나면 안 되는 이유가 자식들 때문이다. 올해 청년들 일자리 문제를 얘기하지만 청년들에게 직무급제를 물려줄 수 없다. 비정규직 자식들에게 차별 없는 나라 만들어줘야 한다. 공공에서 일어난 것이 이례적이다. 죽어도 못 물러나는 이유다. 정부가 포기하거나 우리가 죽거나 둘 중 하나다. 받아들일 수가 없다. 한국 모든 노동자들과 차세대에게 차별 받고 살라는 것이고 기성세대가 못 고쳐주면 나중에 청년들이 다시 싸워야 하는데, 한번 들어오면 몇 배 더 힘들어진다. 지금 못 막으면 영원히 못 막는다. 노조로서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중간에 포기는 없다. 민주연합노조 녹색조끼는 포기란 없었다. 모든 지자체 민간위탁 철폐를 위해 끝까지 간다. 절대 포기 없다.

경기지역 3500명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는 최승덕 경기본부장은 ”이번 투쟁에 물러날 생각 없고, 임원과 조합원들은 이번 싸움에 모든 걸 걸었다“고 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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