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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예산 확대’ 촉구하며 조달청 긴급 점거

중증장애인들이 실효성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하며 조달청을 긴급 점거하고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소속 활동가 20여명은 27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지방조달청을 긴급 점거했다. 이들에 따르면, 조달청에는 기획재정부 서울사무소가 있다. 그러나 경찰에게 막혀 건물 내 진입은 하지 못하고, 현재 이들은 “예산 반영 없는 장애등급제는 사기행각이다”라고 외치며 본관 정문 앞을 점거 중이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활동가 20여명은 27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지방조달청을 긴급 점거했다. 사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점거 과정에서 경찰이 계단은 열어둔 채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경사로만 막아서서, 장애인 활동가들은 이에 저항하며 휠체어에서 내려 계단을 기어 올라가기도 했다.

현재 한자협 측이 요구하는 것은 대대적인 예산 확대다.

경찰 방패에 막힌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7월, 장애등급제가 일상생활영역(활동지원, 장애인거주시설, 응급알림, 보조기기)에서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예산 증액분으로 5200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방안’ 브리핑에서 복지부 측은 “예산이 대폭 증가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 내년도 장애인 예산은 올해보다 5200억 원(약 19%) 증가한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사실상 ‘증세없는 복지’를 천명한 것이다.

복지부는 활동지원 대상자 수를 올해 8만 1000명에서 7000명이 증가한 8만 8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러한 수준은 올해(1만 명 증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다. 또한, 장애인연금 대상자를 3급까지 확대하라는 장애계의 끈질긴 요구에도 예산 때문에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현행대로 중복 3급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있었던 토론회에서도 복지부 측은 “대상자 확대에 따른 예산 증액에 대해 기획재정부와의 논의가 녹록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한자협 측은 ‘진짜’ 장애등급제가 폐지가 이뤄지려면 올해보다 총 2조 1544억 원가량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주요 요구안을 보면, 한자협 측은 활동지원 대상자를 △내년까지 10만 명으로 확대 △월 평균시간 현행 109시간→150시간으로 확대 등을 요구하며 활동지원예산을 올해보다 9948억 원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연금 관련해서도 △대상자를 중복 3급→3급까지 확대 △기초급여 30만 원으로 일괄 확대를 요구하며 8412억 원 증액할 것을 촉구했다.

최용기 한자협 회장은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등급제가 폐지되고 ‘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이 필요한 만큼’ 받을 수 있기 위해선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어야 하는데, 돈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등급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명령 1호로 약속한 것이다”면서 “기획재정부가 현재 장애인복지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인지했으면 한다. 우리의 행동은 이를 풀어가기 위한 문제제기이다”고 말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자협 소속 이형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또한 “오늘 기획재정부 장·차관 모두 서울종합청사에서 회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를 막고 있는 경찰 측은 세종시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에 있든 의지만 있다면 만나러 오지 않겠느냐”면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이곳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비마이너 강혜민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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