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톨게이트 교통센터 앞 결의대회···“역사에 남을 해고 사태” 42명 케노피 고공농성 돌입

민주일반연맹과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케노피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서울 톨게이트 노동자 42명이 30일 새벽, 톨게이트 캐노피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민주일반연맹과 톨게이트노조는 30일 오후 3시 궁내동 서울톨게이트 도로공사 교통센터 앞에서 ‘대량해고 규탄! 직접고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1500명 집단해고 청와대가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톨게이트 노조가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2심(2017년)까지 승소했지만, 이날부로 1500명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해고된다.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에게 경고를 보냈지만 결국 1500명 대량해고사태가 발생하게 됐다”면서 “자회사 가면 다시 한 번 색칠해서 해고의 피바람이 불 것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당당하게 싸워서 쟁취하고 우리의 자리로 돌아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종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부위원장은 “우리가 뭔 잘못을 했는지 두고두고 생각을 해봐도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이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정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투쟁해야 하는지, 이런 깡패 같은 나라가 어딨냐”면서 “우리 위원장이 올라간 것은 마지막 선택이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내려설 바닥도 없기에 악으로 깡으로 싸워 우리의 권리를 확실히 되찾자”고 주장했다.

김성환 전국민주연합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성환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바라는 게 정말 이런 것인지, 노동존중, 평등과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이 맞는 것인지, 어떻게 공공기관이 집단으로 1500명을 해고하는지, 역사에 남을 일”이라면서 “저들의 머리에는 오로지 자회사 밖에 없는 듯처럼 보이는데,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수십 년 동안 근무해온 것처럼 정규직으로 그저 서비스하는 일을 해온 대로 요구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성일 공공연대노조 위원장은 “죽을 각오 하면 산다고 했듯이 죽을 이 투쟁을 빨리 끝내려면 이 자리에서 일 년 동안 버틸 각오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도로를 막아버리겠다는 결단을 한다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 톨게이트 노조가 서로 존중하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투쟁한다면 반드시 이길 것이기에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도로 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법을 지켜야 사고가 없을 것인데,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공적 서비스를 담당하는 정규직 직원이 맞다고 법원이 판결했으면 법을 지켜야 마땅한 것이 아니겠냐”면서 “하루아침에 1500명의 노동자들, 사람들이 한꺼번에 해고되는 나라가 어딨는지, 법을 안 지키고 안전을 무시한 도로공사 최종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톨게이트 노조 현장대표들의 분노와 호소도 쏟아졌다.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 영업소 지회장은 “작은 닭장 같은데서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우리들을 이렇게 만든 게 정부이고 이강래이기에,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오늘 캐노피에 올라간 이상 투쟁을 어떡하든 마무리 지어야 한다”면서 “이강래가 저 혼자 호위호식하겠다고 국회의원 출마하려는 이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지, 해고 질 잘 시키는 자가 정치인이 돼서야 되겠는가”라고 성토했다.

구경숙 인천일반노조 지회장은 “근속년수 평균 10년을 넘는 우리가 도로공사에 입사해서 불법파견도 인정됐고 도급도 안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우리를 이렇게 내몰 수 있는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면서 “건드리는데 가만있으면 안 되고 싸워서 해먹을 대로 먹은 도로공사 사장의 눈과 귀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투쟁을 해서 내 것 우리의 것을 요구하고 찾아와야 한다”고 분개했다.

전서정 경남일반노조 지회장은 “16년 동안 야간 근무를 마치고 매일 도장을 찍었는데 이제 더 이상 결재라인에 찍지 말라고 해 너무 놀랍고 안타까웠다”면서 “오늘밤에 야간수당 28600원 받으려고 하다가 동지들이 더 중요해서 포기하고 상경해서 온 만큼 앞으로 열심히 투쟁해서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박순향 전국민주연합노조 툴게이트 부지부장은 “처음부터 정규직 전환에 대해 직접고용을 안 떠들거나 자회사라고 했어야지, 명목 좋은 껍데기 속에 한 번 더 죽이고 있어 우리 수납원들은 자회사에 갈 수 없다”면서 “우리가 옳았고 옳은 길 가고 있고, 지금도 근무 마치고 올라오는 동지들이 있기에 우리 싸움은 이길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강소인 톨게이트노조 조합원은 “법이라는 것은 강자가 아니라 약자를 위해서 피해 받지 말라고 만든 것이고, 2015년 1심, 2017년 2심에서 우리의 손을 들어줬는데 대법원까지 들먹거리는 것은 정부가 미루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세계 역사를 보면 독재자가 해피엔딩 한 적이 없기에 이 정부를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뭉치고 단결하자”고 말했다.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한 달 200만원도 안 되는 일자리가 48%나 되는 기막힌 이 나라에서 벌이는 여러분들의 투쟁이 애국이고 제대로 투쟁해야 한다”면서 “올라간 동지들이 당당하게 내려오는 그날까지 조끼의 색깔은 달라도 투쟁의 목표는 같기에 나도 감방에 다시 갈 각오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정희성 민중당 공동대표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안 당하려면 착하게 살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전화 울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말고 투쟁으로 무섭게 대해줘야 한다”면서 “보통 학교는 때가 되면 시험과 경쟁을 유도하지만, 파업학교는 절대 시험보지 않고 경쟁이 없기에 민중당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케노피 고공농성에 돌입한 42명 노동자들을 대표해 조직대표들의 전화육성 발언도 이어졌다.

“직접고용 사수하는 그날까지 케노피에서 살겠다. 여러분들이 밑에서 함께 단결로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툴게이트노조 박순복 위원장)

“1500명 해고됐다. 케노피에서 한국노총과 처음으로 공동 투쟁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한가지다. 직접고용이다. 옳은 투쟁이고 정당한 투쟁이다. 좋은 결과 만들어서 내려가겠다.”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

“처음에 너무 두렵고 떨리고 불안했다. 지금은 하나도 불안하지도 겁나지도 않다. 동지들 때문이다. 예상했던 해고다. 투쟁을 각오하고 이 자리에 올라왔다. 끝까지 싸우겠다. 우리도 해낼 수 있다.” (이명근 공공연대노조 영업소 부지회장)

참가자들은 “허울뿐인 정규직화 청와대가 책임져라”를 케노피 고공농성자들과 함께 외치면서 단결투쟁가를 부르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 노동자들 22명과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노동자 20명이다. 수납원 노동자들은 이날 저녁 7시에 투쟁문화제와 분임토의 등 1박 2일 일정을 갖고 내일부터 2박 3일간 청와대앞 농성을 결정할 계획이다.

1500명 해고 요금수납원 서울톨게이트 집결 투쟁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1500명 해고 요금수납원 서울톨게이트 집결 투쟁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민주일반연맹과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케노피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1500명 해고 요금수납원 서울톨게이트 집결 투쟁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철제 펜스 사이로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보인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집회 참여자들과 고공 농성자들이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한상균 쌍용차 해고자(전 민주노총 위원장)가 발언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대회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직접 고용 쟁취하자'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민주일반연맹과 한국노총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케노피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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