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노동자, 예술인, 연구자, 법률가 등 국민감사 청구인단 711명 참여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한국마사회 불법-부패행위 국민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국민감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해 한국마사회의 불법 의혹을 감사해달라며 감사원에 ‘한국마사회 불법·부패행위 관련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시민대책위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법률 제72조에 따라 공공기관인 마사회의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국민감사 청구는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7명의 말 관리사, 기수의 죽음을 둘러싼 한국마사회의 위법하고 부패한 행위와 관련한 근본적인 원인을 묻는 최초의 국민감사 청구”라고 전하고 “국민감사 청구 결과에 수많은 경주마 종사자의 안전과 우리 사회 공정경마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국민감사 청구인단으로 시민과 노동자, 예술인, 연구자, 법률가 등 711명이 참여했다.

박승렬 목사(고 문중원 기사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KCCN 인권위원장)는 “마사회가 1년에 7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약 7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얻는다고 한다. 경마 기수와 말 관리사의 노력에 의해서 이런 이익을 얻는 것인데 마사회는 너무 열악한 대우를 하고 있다”며 “대우의 문제가 아니라 부정과 비리에 의해 고통을 겪고 있고, 참다가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적극 나서서 왜 이런 부정과 비리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한국마사회의 불법 비리 구조를 파악하던 중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감사자료 허위제출의 건(화상경마비율 미준수) △외국인 AI도박단 특혜 제공 및 탈세의 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PCSI) 조작의 건 △감사 옴브즈만, 기관평가 자문 컨설팅, 관용차운영, 홍보 자문료 등 지출문제의 건 등 다양한 형태의 의혹을 확인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조미연 변호사는 감사청구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감사 자료를 허위 제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감위는 다른 경마장에서 실시하는 경주를 화상으로 전송받아 관람하는 경주 건 수, 즉 교차시스템 비율을 일정정도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마사회는 경마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사실을 허술한 감독의 틈을 타고 전체 공정 평가에 공정성을 해치는 만큼의 중대한 비리행위를 저질렀다. 감사를 통해 허위자료의 제출경위와 평가가 재실시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나머지 세 가지 의혹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제대로 관리감독 받지 못한 마사회, 매출을 위해 도박을 장려하는 마사회의 행위가 기수와 말 관리사들에게 경기를 강요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뒤틀린 구조와 맞닿아 있다”며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도록, 더 이상 공기업의 탈을 쓰고 불공정한 사행산업이 성행하지 않도록 감사원이 총 711명 국민감사 청구의 뜻에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감사는 19살 이상 국민 3백명 이상의 연서로 공공기관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중원 열사의 아버지 문군옥 씨는 “한국마사회는 공기업으로서 할 도리는 하나도 한 것이 없고,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정부를 속였고, 국내 경마 팬들을 무시하고, 해외 경마 도박단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등 권력을 가진 특정인에게 특혜로 금전을 지원하는 썩을대로 썩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내 자식이 억울하고 원통한 죽음이 기만적인 거짓 장벽에 막혀있어 아무런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늘 감사원에 국민 감사를 청구한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썩어빠진 한국마사회의 실체를 낱낱이 모두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마사회의 적폐구조를 제대로 청산하기 위해 감사원의 철저한 국민감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감사원 민원실에 711명의 국민감사청구서를 전달했다.

문중원 열사 아버지 문군옥 씨를 비롯한 시민대책위 대표자들이 감사원 민원실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조미연 변호사가 감사청구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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