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민주노총 지지 5개 정당

코로나19만 창궐한 게 아니다. 야합정당, 꼼수정당, 변종정당이 창궐한다. 자유한국당은 소수 보수정파들을 끌어들여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꿨다. 국정농단 반성은 처박은 지 오래, 메뉴는 수구보수로 똑같은데 신장개업이라며 시민을 현혹한다. 게다가 이미 누더기에 가깝게 훼손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표심을 왜곡 없이 반영하자던 그 취지를 비웃으며 변종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만들었다. 등쳐먹는 재주가 탁월한 정당답게 민심을 속여 표를 모으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다. 위성정당을 두고 꼼수라고 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도 덩달아 비례민주당 창당의 우회로를 찾는다. 정치적 양심과 철학이 없기는 둘 다 마찬가지다. 이들만 있다면 21대 국회는 지성이 없는 동물국회, 정치가 없는 무능국회, 노동존중은 없고 노동악법만 있는 야합국회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치에 대한 희망은 다른 곳에서 꿋꿋하게 자라고 있다.

2020년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는 전태일의 절규, 어쩌면 너무나 상식적인 노동자들의 그 요구는 50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 70년이 넘도록 보수정치가 군림해왔기 때문이다. 수구와 보수 양당이 주거니 받거니 나눠먹는 권력은 단 한 번도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한 적이 없다. 노동존중, 노동개혁이라며 구슬리며 결국 법을 바꿨다하면 노동개악이다. 있는 법도 한심하고 악용하기 일쑤다. 합법 노조로서 인정받지도 못하는 전교조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사례와 조직률 10%대로 보듯 <단결권>은 제한적이다. 복수노조 이간질로 <단체교섭권>을 박탈하고 <단체 행동권>도 점점 힘이 빠진다. 파업에는 온갖 꼬투리를 잡아 막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마구 때리고, 공공부문의 파업권은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막혀 제대로 행사하기도 어렵다.

수구와 보수의 나눠먹기 정치를 바꾸지 않는 한 노동자를 위한 법도, 노동자를 위한 대통령도 산 너머 무지개일 뿐이다. 21대 총선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은 주요 요구로 “전태일 2법”을 내걸고 있다.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노조법 2조를 전면 개정하고, 근로기준법 11조 적용범위와 시행령을 싹 뜯어고쳐 모든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는 요구다. 이 요구를 국회가 다루고 모두의 권리로 돌아오게 할 큰 지렛대가 진보정당이다. 21대 국회에서 진보정당이 약진하지 않으면 노동자는 또 다시 분통터지는 심정으로 국회를 바라봐야 한다.

민주노총 21대 국회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우선 입법 8대 과제

➊ (비정규직) 고용형태 따른 불평등해소,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 비정규 철폐 4법

❷ (산별교섭) 대-중소, 원-하청 노동자 사회연대를 위해 초기업교섭(산별교섭) 촉진및 활성화

❸ (교육) 교육불평등 해소, 고교, 대학 서열화 해소, 대입제도 개편, 학교 교육 정상화

❹ (건강)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 법제화와 주치의 제도 등 올바른 의료이용체계 확립

❺ (노후) 노후소득보장강화, 사각지대 해소, 기금 운영의 공공성 강화

❻ (주거권) 전 국민 주거권 보장. 공공 사회주택 확대. 다주택 소유제한, 세입자 주거권

❼ (재벌개혁) 문제는 재벌! 재벌체제청산, 재벌 독점 바로잡는 민중입법화 14대 요구

❽ (정치개혁) 국민소환제,국민발안제 도입, 정당 선택과 활동의 자유보장, 노동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민주노총은 노동자를 위한 ‘최우선 입법 8대 과제’를 요구한다. 마치 불가능하게 보였던 박근혜 탄핵을 국회를 움직여 이뤄낸 촛불의 힘처럼, 가능하다면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 전체 총파업, 수백만 노동자 총궐기로 쟁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런 날도 과연 불현 듯 올 수 있을까? 규모는 늘고 있지만 민주노총의 조직력은 여전히 전체 노동자의 5%에 불과하고, 그 100만이라도 일거에 움직여 낼 조직력도 없다. 결국 법을 바꾸고 정부의 정책을 바꿔낼 민주노총의 사회적 영향력은 국회와 노동현장, 정당정치와 대중투쟁 두 개의 바퀴로 동시에 밀고가야 한다. 그래야 길이 보인다. 촛불의 힘, 거대한 대중정치가 비워준 광화문광장은 미국을 하나님의 나라로 섬기고, 군사정권을 찬미하는 극우 바이러스의 집단 감염지가 되고 있다. 종교행위와 결합된 한국적 변종 파시즘을 제대로 종식시키고, 노동 존중을 잃고 재벌존중에 오염된 문재인 정부를 소독하는 기회는 이제 총선뿐이다.

최저임금을 낮추고, 기업은 세금을 깎아주고, 해고는 쉽게, 월급받기는 성과를 따져가며 어렵게 하겠다는 것이 ‘미래한국당’이 총선에서 내놓은 정책이다. 매번 그랬듯 수구 보수 거대양당은 이 법들을 어렵지 않게 통과시킬 것이다. 야합국회를 멈춰 세울 제동장치가 진보정당이다. 진보정당의 실패는 곧 노동자들의 정치적 실패다. 정치적 실패는 곧 권리의 부재로 이어지고, 그러니 일해도 가난할 것이며, 불안은 약자들의 사회적 성격이 되고 빈곤은 다시 미래로 대물림 될 것이다. 이제 얼마 후면 국회가 또 다시 적폐의 숙주가 될지 말지 결정된다. 노조로 단결한 노동자, 민주노총의 조합원부터 진보정치의 길을 열자. 진보정치 육성하고, 우리 조합원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와 현장에서 함께 싸우면 이긴다. 마사회의 부당함에 죽음으로 저항한 문중원 기수의 멈춰버린 오늘. 그 오늘이 전태일을 아는 모든 너와 전태일을 모르는 모든 나, 그 누군가의 내일이 되지 않도록 국회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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