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억울한 죽음 절대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문중원 열사 부인 오은주 씨가 4일 오후 기자회견을 마친 후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남편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지난 2월 27일에 있었던 추모공간 철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가 공공기관 한국마사회의 갑질과 부조리 등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지 97일째인 4일 고인의 부인 오은주 씨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오씨는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지난 2월 27일에 있었던 추모공간 철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문중원 열사 유족을 비롯한 열사대책위와 시민대책위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인근 시민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중원 열사 부인의 단식은 정부가 자기 역할을 다 해 더 이상 죽음이 없는 일터를, 죽음의 경주를 멈춰 달라는 한 맺힌 단식”이라고 전했다.

고인의 부인 오은주 씨는 “제가 지금까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이 눈물과 고통으로 써 내려간 3장의 유서내용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며 “현재 마사회는 제 남편이 죽은 근본적인 원인을 흩트려 놓는 태도로 유가족을 조롱하고 있다. 그런 공공기관의 책임자 문재인 정부는 유가족의 호소를 짓밟듯 외면하고 공권력을 앞세워 추모공간을 무자비한 폭력 철거로 답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적폐 공공기관을 오히려 비호하며 문제 해결에 전혀 나서지 않는 그런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과연 언제까지 한국마사회가 그렇게 계속 뻔뻔한 태도로 나올 것인지,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언제까지 그 썩어빠진 마사회를 비호 할 것인지 똑똑히 지켜보겠다. 한 맺힌 단식을 통해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절대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고광용(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지부장), 이태의(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김주환(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김수억(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김소연(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등 비정규직 및 시민사회단체 5명과 문중원 열사 동료 말 관리사 1명 등 6명도 고인의 부인 오은주 씨과 함께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양한웅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활동하면서 열사의 부인, 유가족이 단식에 들어가는 모습은 처음이다.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절박한 심정이기에 말릴 수가 없었다”며 “내일 다시 교섭이 열린다고 하는데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있는 그런 교섭이 진행되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중원 열사 장인 오준식 씨는 “원통하고 분하다. 그동안 딸의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 딸의 생명에 지장이 될까 큰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큰 재앙이 오지 않도록 정부와 마사회는 하루빨리 이 일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끝까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중원이를 여기 이 땅에 묻는 한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갈 것이다. 정부와 마사회는 유족 앞에 사과하라”고 말했다.

동조단식자인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문중원 열사의 죽음은 이 땅의 25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죽음이고, 특수고용노동자가 곧 문중원 이기에 유가족과 함께 반드시 열사의 염원을 이뤄낼 수 있게 약속을 했다”며 “우리가 문재인 정부의 잔인하고 있을 수 없는 폭거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문중원 열사의 염원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결국 이 땅의 1100만 노동자들은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중원 열사의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108배는 유가족 단식농성으로 집중한다. 또한 100일이 되는 3월 7일에는 죽음을 멈추는 희망차량행진 등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천행동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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