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 속에도 아무런 보호받지 못해
재난생계소득 직접 지원하고 노조설립필증 즉각 교부해야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가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마기수노동조합의 신고필증 교부를 촉구하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실효성 있는 코로나-19 대책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전사회적 영역에서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아주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재난생계소득 지원, 노조설립필증 교부 등 실효성 있는 코로나-19 대책시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권에서 배제된 특수고용노동자의 생명안전과 생계마저 위협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며 “노조법 2조 개정과 고용보험법 개정 등을 20대 국회 내에 즉각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 특수고용 노동자 250만 명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밖에 있다”며 “그나마 발표한 내용이 산재보험 3개월 이상 납부한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만 대책을 얘기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대책이다. 이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노조 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보험설계사, 방과 후 강사, 전국대리운전 등 특수고용노동자가 노조설립 신고를 할 때마다 노동부는 시간만 끌어왔다. 대법원은 특수고용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행정기관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설립신고를 반려하거나 서류 보완 요구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최준식 문중원열사 대책위 공동대표(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경마의 꽃은 기수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기수는 한국마사회의 직원이 아니었다. 한국마사회가 기수면허 등등 모든 것을 생사여탈하고 있음에도 한국마사회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각종 부당한 지시에도 따르지 않으면 말을 탈 기회를 주지 않는 잘못된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기수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노동조합은 목숨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 20일 경마기수들이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접수한 가운데 부산노동지방청은 여전히 노조설립 필증 교부를 하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부산경남경마기수지부 노조설립 신고필증 즉각 교부하고, 모든 특수고용노동자 노조설립신고 즉각 교부하라”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장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부터 최소한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조차 없다고 한다. 주로 대면 업무가 많은 학습지교사,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배송기사 등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와 같은 최소한의 물품조차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항변한다.

학습지교사는 수입이 절반이상 줄어들었고, 방과후강사도 일방적 폐강으로 생계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학교, 학원 등의 휴학, 휴원으로 셔틀버스기사는 무급으로 쉬라고 했다. 화물, 덤프, 레미콘기사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보험료, 차량할부금 등 수백만 원을 납부해야 됨에도 물량감소로 인해 수입이 반토막 나버려 대처방안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현장에서 전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하는 것들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의 권리와 생계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편이 노조법 2조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이 기자회견 취지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최준식 문중원열사 대책위 공동대표(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경마기수노조 설립필증 교부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노조법 2조 개정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화물, 셔틀버스, 대리운전, 방과후교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코로나-19 관련 사례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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