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실제 대화 의지가 중요

26일 오전 한국을 방문중인 네덜란드 빔콕(WIM KOK) 전(前)총리와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과 한국노동연구원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빔콕 전 총리는 지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의 주역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바세나르 협약이란 80년대 초 세계적인 경제공황을 맞아 네덜란드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빠지고, 청년 세 명중 한명이 실업자가 될 정도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어 있었을 때, 당시 네덜란드 최대의 네덜란드 노총을 이끌고 있던 빔 콕은 이런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사간의 대타협을 추진하였다. 물가연동임금제를 포기하고, 임금인상을 억제하면서(양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소득),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대폭적인 타협을 한 것이다.

바세나르 협약 이후 노사갈등이 불거졌을 때, 네덜란드는 이러한 협약의 뼈대에 정규근로의 보호완화와 비정규 노동의 보호, 사회안정망 강화를 보탬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노총 이수호위원장. 강승규수석부위원장. 김지예부위원장, 이상학 정책연구원원장. 이수봉대변인과 한국노총 이용득위원장 및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회적 협약에 관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 토론하고 네덜란드의 경험을 듣는 등 시종 진지하고 열띤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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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사회적 대화의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하고 있고 여러나라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사회적 상황에 맞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런 틀을 통해서 노동자들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잘 세워야한다고 보고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빔콕 전총리는 과거 노동운동가에서 장관을 거쳐 총리까지 한 사람으로서의 경험들을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네델란드모델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몇십년간의 축적된 대화속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의 실정에 그대로 적용할 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특히 "노사정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의 원칙, 그리고 민주적 토론을 통해서 상호 인정해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실제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가이다. 정부가 진정 대화를 원하는가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2]특히 노조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은 분명히 노사정대화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 분명히 하고 이를 직접 사용자와 정부에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경험을 말했다.

이어진 오찬자리에서는 울산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파업이 화제가 되어 노동부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지적들이 많이 제기되었는데 빔콕총리는 정부의 신뢰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자신은 노동운동을 하다가 장관을 하게되었는데 결코 남에게 권하고 싶지않은 경험이었다고 짤막하게 코멘트하기도 해서 나름대로 마음고생이 심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은 '다시 초심으로 노동자들의 동지가 되어달라'며 자신이 매던 단결투쟁이 적힌 머리띠를 선물하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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