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가 11월18일 11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10여개 단체와 함께 공동으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 진정 엄중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요 요구사항은 고용노동부가 피해자 조사와 13, 16일 양일에 걸쳐 한 현장조사에 근거하여 A씨가 진정한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인정 ▲부당한 인사조치 인정 ▲주변인들의 2차 가해를 인정 ▲대한항공에 합당한 시정조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또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실질적 예방 교육실시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실태 전수조사 ▲안전한 일터를 만들이 위한 노조의 참여보장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직원이자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인 A씨는 대한항공에서 최근까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이로 인한 부당한 인사조치와 주변인들로부터의 2차 가해를 겪었다. 이에 A씨는 대한항공에 3차례에 걸쳐 진정을 했으나 회사는 묵묵부답이었고, A씨가 조원태 회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하고서야 소극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황은 공감하나 문제점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았다. 결국 A씨는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진정을 한 상황이며, 회사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으로부터 안전한 직장이 아니다. 2018년 대한항공 승무원 299명, 아시아나 승무원 222명이 응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얼마나 자주 경험하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4.02%가 월 1회 이하라고 대답했으며, 주1회 7.08%, 거의 매일도 6.8%에 달했다. 특히, 항공사별로 살펴봤을 때 대한항공이 주 1회 이상의 괴롭힘의 경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수행 중 폭력경험에 대해서는 언어폭력은 약 61%,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은 38%, 업무관련 괴롭힘은 71% 라는 높은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하는 방법을 질문하자 ‘다른 조치 없이 참고 넘어갔다’는 응답이 7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공운수노조는 ‘실제로 이번 피해조합원이 제기한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이 소식이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공유되자 많은 대한항공 직원들이 자신이 겪거나 목격한 피해사실들을 댓글로 증언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직원들의 피해 경험은 많지만 사내 절차를 통해 공식적으로 처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증거이자, 직원들이 회사 절차에 대한 신뢰가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피해조합원과 이 자리에 함께하는 우리들은 진심으로 바란다.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의 용기와 외침에 철저한 조사로 응답하라. 대한항공에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라. 그리고 합당한 시정조치를 하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피해조합원은 대한항공이라는 거대한 집단과 맞서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진정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피해조합원만의 일이 아니라 18,599명(2020. 6. 기준)의 대한항공 직원들,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노동자를 위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합당한 진정결과와 시정조치를 받고 대한항공이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없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해당 진정을 담당하고 있는 근로개선지도2과장 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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