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사업장일수록 임금체불과 4대보험 상담 늘어
여성 노동자, 남성에 비해 임금과 해고로 인한 퇴사 관련 상담이 위주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통계, 분석 발표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통계, 분석 발표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최근 몇 개월간 월급에서 일부가 체불되었습니다. 제가 사장님에게 월급에서 못받은 거 빨리 줄 수 없냐고 하니까, 그때부터 일에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안 하시던 폭언도 하시기 시작했고요. …”

“… 어차피 코로나19로 영업 못하고 잠잠해지면 다시 쓸 꺼니깐 기다리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구인사이트에 채용공고(제가 일하는 근무조건 그대로)가 났습니다. 이렇게 해고해도 되나요?”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노동상담 입력시스템(노동상담DB)을 통해 입력된 7천여 건의 상담건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에도 작은사업장 노동자와 여성‧고령노동자에게 임금체불이 집중됐음이 드러났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도 전체 상담 중 임금 관련 상담이 2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절차상담(14.2%), 해고‧징계‧인사이동(13.6%) 상담이 지난해에 비해 높게 집계돼, 코로나19 시기 해고나 권고사직, 4대보험에 관한 상담이 늘었음을 확인했다.

성별, 연령별, 고용형태별, 사업장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여성, 20대, 단시간 노동자,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임금 관련 상담을 많이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상담자의 31%, 20대 노동자의 36.6%, 단시간노동자의 55.3%, 5인미만사업장 노동자의 43.1%가 임금 관련 문제로 민주노총 노동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세부적으로는 임금체불(24.1%), 퇴직금(23.5%), 연차수당(13.1%)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퇴직금 상담이 기존 21.5%에서 소폭 늘었고 최저임금 상담은 지난해 5%에서 8.7%로 증가했다. 해고‧징계‧인사이동 상담은 지난해 13.1%에 비해 13.6%로 증가했고 이중 해고(권고사직)이 가장 많은 상담 비율(57.3%)을 차지했다. 4대보험은 지난해 12%에서 15.9%로, 절차 상담은 지난해 10.1%에서 14.2%로 늘었다.

민주노총은 “임금 상담이 줄고 절차와 해고 상담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시기 해고와 권고사직으로 인한 절차상담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노동상담의 문을 두드린 상담자를 분석한 결과도 발표됐다. 응답대비 성별 현황을 살펴보면 남성 상담비율이 63.9%로 높은 반면, 여성 상담비율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여성 상담자는 27.9%인 반면 5인미만 사업장 소속 상담자의 44.9%가 여성이었다. 민주노총은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여성이 종사하는 성별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다”라며 “상대적으로 여성노동자가 임금체불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10대 노동자의 상담이 전혀 없었고 50대는 6.3% 60대 상담은 3.4% 늘어났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이 주로 민주노총 노동상담소를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조합 유무를 분석한 결과 노동조합 있음이 5%, 없음이 28.4%였으나, 무응답이 66.6%에 달해 이를 노동조합이 없는 것으로 보면 95% 이상이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조합 여부는 사업장 규모별로 차이가 확연했는데, 노동조합이 잇는 5인 미만 사업장은 0.9%인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34%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사업장일수록 노동법에서 배제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에서도 배제되는 분석으로 보인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민주노총에 피해 상담을 호소한 노동자의 62%가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시기에도 노동상담 부동의 1위인 임금체불은 작은사업장과 여성‧고령노동자에게 집중돼 이에 대한 피해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에도 노동상담DB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올해는 각 네 개 분야 활동가와 함께 상담 내용과 주요 문제를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직장갑질119, 서울노동권익센터,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법률상담소, 권리찾기유니온이다.

직장갑질119가 출범 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10월 22~26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터의 약자인 비정규직‧여성‧청년‧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을 즈음에 다수의 의원이 개정안을 방의했으나 책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하며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조항을 신설하며 노동청 신고를 확대하는 개정 방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진혁 서울노동권익센터 노무사는 코로나19 관련 노동상담 결과를 공유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특히 성별로는 여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임금체불 관련해 “임금체불 상담이 준 것은 문제가 해결돼서가 아닌, 고용단절 상황으로 이어진 다른 피해로 인해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휴업수당이나 무급휴직 지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선택의 폭이 좁은 취약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법률상담소 상담실장은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멈춰버린 인천공항 관련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라고 말했다. 인천본부 노동법률상담소에 접수된 2020년 상반기 노동상담 중 코로나19 관련 피해 상담 144건 중 항공운수 관련 노동자 상담이 41건으로 28.5%를 차지했다. 노영민 상담실장은 “코로나19와 고용 위기의 피해는 평소에도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용역,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됐다”며 “특히 항공사 지상조업, 기내식 취급, 면세점 입점업체나 물류하청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라는 점을 공유했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은 민주노총 상담DB 분석결과를 두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통계청 발표자료(26.5%)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문제해결에 대한 기대를 갖기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사회적 여건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상담 유형 중 절차와 4대보험이 늘어난 것을 두고 “코로나19 시기의 특별한 변화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유안나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부장은 “데이터베이스 자체가 모든 것을 분석하고 결과를 드러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코로나19 시기의 경향을 충분히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노동상담을 진행하는 각 단위의 사례와 우리가 공통적으로 인지한 것을 해결하기 위한 시작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총평을 내놨다.

한편, 민주노총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현장토론 참가인원을 25명으로 제한하는 대신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이날 토론회를 생중계했다.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유안나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유안나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통계, 분석 발표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이 통계, 분석 발표를 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진혁 서울노동권익센터 노무사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진혁 서울노동권익센터 노무사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노영민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법률상담소 상담실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노영민 민주노총 인천본부 노동법률상담소 상담실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토론회를 열고 노동상담DB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사무총장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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