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5개 단체 공동성명

교육단체들이 설립 취지와 달리 ‘의대 사관학교’로 변질된 영재학교·과학고의 입학전형과 체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득구 국회의원,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5개 기관은 12일 공동성명을 내고 ‘수도권 쏠림현상에 의대 진학까지 설립 취지가 빛바랜 영재학교·과학고 입시와 체제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6일 방송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경기과학고(영재학교) 출신으로 총 6개의 의과대학에 동시 합격한 의대생이 출연해 논란이 일었다. 이공계 분야, 과학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세워진 영재학교 학생이 설립 취지에 반해 대학에 진학한 것을 자랑스러운 사례로 소개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이었다.

▲ 교육관련 5개 기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설립 취지가 훼손된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입시와 체제 개선을 촉구했다.   © 강득구 의원실 제공
▲ 교육관련 5개 기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설립 취지가 훼손된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입시와 체제 개선을 촉구했다.   © 강득구 의원실 제공

이 학교 누리집에 탑재된 신입생 입학전형 요강에는 ‘본교는 이공계열 수학·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이므로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 계열로 진학은 적합하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과(계열)에 지원할 경우 재학중 받은 장학금 등 지원액 회수, 본교 교원은 어떠한 추천서도 작성하지 않는 등의 불이익이 있고, 이에 관한 사항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본교 입학 지원 가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들 단체는 “그럼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반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학금과 우수교원 배치, 각종 실험연구 지원 등 혜택을 다 받고 학교 설립 취지와는 다른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해당 교육을 받고 싶었던 다른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는 말로 체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개 단체는 영재학교와 과학고 학생의 설립 목적에 반하는 진학 시도를 전면 차단하기 위해 △의대 진학 시 졸업자격 박탈 △의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의 예산지원 감축 등 강도 높은 대책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에는 영재학교 8개, 과학고 20개 등 총 28개교에 약 7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지난 4년 동안 해당 연도 졸업생 기준 345명이 의약학 계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과학고를 제외한 시도 영재학교의 서울·경기 중학교 출신 학교 비율을 살펴보면 인천과학예술영재고 81.8%, 대전과학고 66.7%,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 66.1%,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64.8% 등으로 과반이 넘는 학생이 해당 지역 출신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5개 단체는 그 원인을 “사교육 도움 없이는 사실상 진입이 어려운 불공정한 입시의 전형”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영재학교와 과학고가 부모 배경에 의한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는 특권 교육이 아닌 타고난 영재성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해 “재학 중인 학교의 추천을 받아 일정 검증을 거쳐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특정 교과목 내지는 프로그램 위탁을 받는 방식의 위탁학교 형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중심으로 진행되는 고교체제 개편 논의에 과학고와 영재고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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