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현중사내하청지회, 불법파견·비정규직 차별 해결 촉구 고공농성 …“진짜 사장 정기선 만나자”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울산 동구의 호텔 라한 꼭대기에 올랐다.

전영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과 이병락 지회 대의원이 3월 22일 오전 7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맞은편 호텔 라한(구. 현대호텔)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50m 높이다.

앞선 3월 19일 서진ENG 해고 노동자인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아래 현중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네 명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기숙사인 율전재 옥상에 오르기도 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사측 경비대와 경찰이 이들을 끌고 내려왔다.

서진ENG 해고 노동자인 이병락 지회 대의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3월 22일 오늘로 천막농성 236일을 맞았다. 서울 현대중공업그룹 본사 등 전국 거점 노숙 농성도 펼쳤다”라며 “240일 가까이 우리 요구를 외쳤지만,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건설기계 사측은 귀를 막은 채 금속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 목소리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높은 곳으로 올라왔다”라며 고공농성 돌입 상황을 전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울산 동구의 호텔 라한 꼭대기에 올랐다. 전영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과 이병락 지회 대의원이 3월 22일 오전 7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맞은편 호텔 라한(구. 현대호텔)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50m 높이다. 지회 제공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울산 동구의 호텔 라한 꼭대기에 올랐다. 전영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과 이병락 지회 대의원이 3월 22일 오전 7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맞은편 호텔 라한(구. 현대호텔)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50m 높이다. 지회 제공

이병락 대의원은 “현대건설기계 원청이 우리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라며 “금속노조는 이미 근로자지위 확인 집단소송도 시작했다. 정규직 노동자로 현장 복귀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현대건설기계 직접고용 대상자인 현중사내하청지회 조합원 27명은 지난 3월 8일 현대건설기계 원청을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과 임금청구 소송을 집단으로 제기했다.

전영수 지회 사무장은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에 만연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 지적했다. 전영수 사무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사측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명절 귀향비와 여름 휴가비를 도둑질해갔다”라며 “정규직 노동자와 밥값도 다르다. 원청의 기성 단가 후려치기로 임금 체불과 4대 보험 체납도 빈번하다”라고 설명했다.

“정기선 3대 세습·불법경영 언제까지…”

전영수 지회 사무장은 “곧 열릴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에서 3대 세습 자금 마련을 위한 배당금 잔치를 벌일 텐데 결국 그 부담은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넘어올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자본은 도대체 언제까지 노동자 쥐어짜기로 제 잇속만 차리는 불법경영을 이어나갈 참인지 정말 답답하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3월 19일 서진ENG 해고 노동자인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네 명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기숙사인 율전재 옥상에 오르기도 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사측 경비대와 경찰이 이들을 끌고 내려왔다. 지회 제공
3월 19일 서진ENG 해고 노동자인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네 명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기숙사인 율전재 옥상에 오르기도 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사측 경비대와 경찰이 이들을 끌고 내려왔다. 지회 제공

전영수 사무장은 “현대건설기계 불법 파견과 현대중공업그룹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짜 사장 정기선을 꼭 만나야 한다”라며 “원청 사측이 금속노조와의 교섭에 나와 노동자들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노조 현중사내하청지회는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ENG의 위장폐업을 규탄하며, 원청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서진ENG는 2020년 5월 금속노조와 단체교섭 중 돌연 지회에 폐업을 통보했다. 사측은 같은 해 8월 폐업을 강행했고, 모든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지회는 서진ENG가 갑자기 회사 문을 닫을 이유가 없다며, ‘노조 파괴용’ 위장폐업으로 판단한다. 지회 조합원인 서진ENG 노동자 27명은 지난해 7월 30일 현대건설기계 모그룹인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회는 농성을 진행하며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불법파견 진정서를 접수했다. 현대건설기계 원청은 도급계약을 맺은 서진ENG 노동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고 근태관리를 해 왔다. 노동부는 같은 해 12월 불법파견 판정을 내리고, 현대건설기계에 서진ENG 노동자들을 올 1월 28일까지 직접 고용하라고 통보했다.

현대건설기계 사측은 노동부 시정지시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노조 현중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노동부가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현대건설기계에 과태료 4억6천만 원 납부를 사전통지했다. 노동부는 현대건설기계를 파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