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봉 브링스코리아민주노조 조합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한수봉 브링스코리아민주노조 조합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급여 날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과한 요구를 하는 것입니까?”

9년동안 브링스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봉수 노동자의 처절한 외침이었다. 

브링스코리아는 현금 수송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1년을 일하던 10년을 일하던 받는 급여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고, 그마저도 작년 12월부터 3번에 걸쳐 지연, 분할되고 있고 이런 일이 4달째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1년된 직원과 29년 된 직원의 급여명세표를 비교해놓았다. ⓒ서비스연맹
1년된 직원과 29년 된 직원의 급여명세표를 비교해놓았다. ⓒ서비스연맹

이는 브링스코리아 회사의 잘못된 경영 문제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은행들이 시행하는‘최저입찰제’라는 제도적 문제가 있다. 이 제도는 하청업체 간 입찰 용역비에 대한 과도한 경쟁으로 현금수송 노동자들을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노출되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불어 은행들은 같은 업무를 여러 현금수송 업체에 나누어 주면서 업체마다 수임료를 다르게 책정하여, 매출 하락의 두려움에 적자가 나는 수임료임에도 불구하고 계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금운송업체는 경비업법을 무시하고 인력을 축소하고, 현장은 열악해져가고 있다고 노동조합은 주장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일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현송노동자 생존권 빼앗는 은행의 현금수송업에 대한 최저입찰제 폐지! 용역단가 현실화 촉구!를 위한 브링스코리아민주노동자 호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서비스연맹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서비스연맹

 

안성진 브링스코리아민주노동조합 위원장은 “경비업법상 3인이 해야 하는 업무를 2인이 하게 되고 적자라는 이유로 60만 킬로가 넘는 차량을 운행하며 목숨을 담보한 채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또 업무에 필요한 기기, 일할 때 입는 유니폼, 화장실의 휴지마저도 비용 절감의 이유로 제대로 제공 받지 못하는 환경에 처해있다.”며 현금수송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최저입찰제 즉각 폐지 ▲적정 수준의 수임료 제도 개선 ▲은행들의 갑질 멈춤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노동 존중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성진 브링스코리아민주노조 위원장이 결의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안성진 브링스코리아민주노조 위원장이 결의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노사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최저입찰제이기에 최저임금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이는 금융감독원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다.“ 라면서 금융감독원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감독에 나서고, 적정입찰제로 바꾸라고 정책을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할 것이고 금융감독원장 면담을 통해 입장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요구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조합원들과 주변에서 피켓팅을 진행했던 조합원들은 금융감독원 주변에서 오후 3시까지 피켓팅을 이어나가며 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방역지침에 따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서비스연맹
방역지침에 따라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서비스연맹
은행권의 갑질과 금융감독원에 대한 규탄 구호피켓을 들고 있다. ⓒ서비스연맹
은행권의 갑질과 금융감독원에 대한 규탄 구호피켓을 들고 있다. ⓒ서비스연맹

기자회견문

브링스코리아는 34년의 역사를 가진 현금수송 업체이다. 역사와 규모에 맞지 않게 대부분 노동자들은 최저시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15년 이상을 근무해도 새로 들어온 직원의 급여와 차이가 거의 없는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브링스코리아는 일양 그룹의 한 계열사인 회사인데 2020529일 일양 그룹이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되는 에코맥스에 밀실 매각하였다. 그 후 새로 들어온 자본은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회사를 매입 했음에도 적자가 나는 청호VAN 사업을 40억에 인수하였다. 이상하게 브링스코리아에 신규 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회사의 현금은 고갈이 되어 노동자들의 급여는 지연 지급되고 있다. 더불어 자금 부족으로 신규 업무는 수주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코리아세븐 CD/ATM 업무는 경쟁업체에 넘어가 결과적으로 적자는 계속해서 증가하였다. 내부적으로는 브링스코리아 인수 후 9개월 동안 3명의 대표가 교체되었으며, 202012월 급여부터 3월 급여까지 3회에 걸쳐 분할 지연 지급되고 있다. 그로 인해 브링스코리아 노동자들은 고용과 생존권에 대한 불안감과 가정의 안정이 무너져 상당한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면, 먼저 일양 그룹과 브링스코리아 그리고 새로운 최대 주주인 박철민 사내이사 및 경영진의 경영 실패가 있다. 노동자들은 고려하지 않고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여 그들의 이익만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은행들의 횡포가 뒤에 숨어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최저입찰제를 시행함으로써 하청업체 간 입찰 용역비에 대한 과도한 경쟁으로 현금수송 노동자들을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노출되게 만든 장보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은행들의 최저입찰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는 경비업법을 무시하고, 인력을 축소하고 있으며 업무의 부실 사고와 사고 위험을 통제할 수 없을 지경으로 열악해져 가고 있다. 저임금에 전문인력들은 점점 회사를 빠져나가고 있으며, 노동환경과 노동자의 권리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대우와 노동의 대가까지 희생을 강요받으며 어렵게 힘들게 버티고 있다.

은행들은 이것도 모자라 더 이상한 갑질을 시행하고 있다.

같은 업무를 여러 현금수송 업체에 나누어 주는데, 업체마다 수임료를 다르게 책정하여 계약하였다. 그렇게 되면 은행의 갑질에 현금수송 업체들은 저항 없이 은행의 무리한 요구 조건을 수락할 수 밖에 없다. 매출 하락의 두려움에 적자가 나는 수임료임에도 불구 계약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혹시 은행들은 소히 말하는 뺵마진으로 업체마다 수임료가 다르게 계약이 되는건 아닌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구조를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금융감독원도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감독원은 20128은행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은행이 현금수송업무의 외주화를 가속화 하게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공익성을 강조하는 기업이다. 표면적으로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업들을 많은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다.

또 요즘 대두되고 있는 이익공유제에서 금융기관이 자꾸 거론될 만큼 이익률이 높은 기업이다. 그러나 정작 금융기관의 업무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현금수송 업체에는 최저입찰제란 비정상적인 제도로 현금수송 노동자들에게 고용에 대한 불안감과 적정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 부분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회적 격차 해소의 정책 기조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과는 너무 큰 괴리감이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생존권 위기에 내몰린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은행과 현송 업계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 지금 브링스코리아를 포함한 현금수송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저임금에 삶의 질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처참히 낮아졌으며, 브링스코리아는 급여마저 4개월째 지연, 분할 지급됨으로써 인간의 자존감마저 모두 무너져버린 상태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브링스코리아 민주노동조합은

금융감독원에 끊임없이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고용보장을 요구할 것이며, 은행들의 사회적 책무도 요구하겠다.

현금수송 업에 대한 은행의 최저입찰제란 기형적이고 볼공정한 입찰제도 철폐 및 용역단가 현실화를 요구할 것이다.

또한, 은행들은 공익성을 강조하며 여러 사업에 투자하고 언론과 매체에 광고까지 하면서 정작 은행의 업무를 도와주는 하청 업체 노동자들의 저임금, 노동착취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은행들의 위선에 대해서도 널리 알릴 것이다.

지금 브링스코리아 노동자들은 악쓰고 소리치고 구호를 외치며, 약자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절규하고 있지만 아무도 듣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꼭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금융감독원의 제대로 된 조사와 최저입찰제에 대한 강력한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202148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브링스코리아민주노동조합 조합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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