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임금 지급 구조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냐”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 노동자들은 29일 불투명한 임금 지급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이날 오전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착취 부추기는 경영성과포상금 폐기하고 합리적인 임금구조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4일 설립된 바디프랜드지회는 판매팀, 배송팀, 서비스팀 등 세 직군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로 조직돼있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의 실적에 비해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채 3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근무환경과 처우가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다 어렵다는 코로나19에도 바디프랜드는 돈을 쓸어 담았고, 임원들은 돈잔치를 벌였다”며 “하지만 현장의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서 허덕인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노동자들의 개인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경영성과포상금’이라는 이름의 급여항목에 포함시킨다. 게다가 대표이사의 재량에 따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포괄임금제 안에 시간 외 수당을 일부 책정해놓고 그 이상의 수당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팀에 종사한 지 5년차인 정모 씨는 “책정 기준도 모른 채 내려오는 매출목표의 80% 이상을 달성해야 경영성과포상금이 지급된다”며 “그나마 1억원의 매출을 올려도 목표의 80%가 되지 않으면 한 푼의 수당도 가져갈 수 없다.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성수기나 ‘5월 가정의달 프로모션’이 겹치면 임금 수준은 제자리인데 노동 강도만 급격히 올라가는 구조다. 결국 노동자들은 자신의 급여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된 것인지도 모른 채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가전통신노조 바디프랜드지회가 29일 서울 바디프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배송팀의 한 직원은 “성수기 시즌이 되면 기본설치 건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설치를 해야만 한다”며 “그럼에도 배송업무 중 차량사고를 당하거나 고객만족도가 낮으면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서비스팀(A/S 기사)의 한 직원은 “하루 기본 6건의 서비스를 처리해야 하고 그 이후 1건부터 수당이 발생되는데, 한 건당 5천원 수준”이라며 “아이 기저귀 값이라도 더 벌기 위해 급히 이동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회사가 BTS 등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광고 비용을 50%나 올리는 동안 노동자들의 급여는 고작 평균 1%가 올랐을 뿐”이라며 “직원은 노예가 아니다. 고객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노동환경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성과포상금 제도 폐기·인센티브 체계 개선 ▲급여 지급 기준 공개 ▲안정적 기본급 책정 ▲연차에 따른 임금상승 구조 마련 등을 공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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