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8일 10시부로 전국 건설현장 90% 멈춰
“노형욱 국토부 장관 나와라”...무기한 총파업

 

민주노총 건설노조 최동주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하늘로 출근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2021년 6월 8일 오전 10시부로 일손을 놓았다. 전국의 90%에 달하는 건설현장이 멈춰섰다. 파업 중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조종석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는 한 무기한 파업의 결의를 다졌다. 
앞서 8월 7일 발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개표 결과, 83.1% 찬성으로 가결됐다. 역대급 찬성율이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소형타워크레인 세부규격을 원칙대로 시행할 것 ▶등록말소-시정조치 장비 운행을 멈추고 즉각 행정조치 할 것 ▶타워크레인 총괄 기관인 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책임을 지고 임원 사퇴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그간 조삼모사격으로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번복해 공분을 사온 만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서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삼모사, 노동자 우롱하는 국토교통부
2019년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2박3일간 파업에 돌입했다. 소형타워크레인 이 문제였다. 3톤 미만의 자재를 인양하는 ‘소형’타워크레인이 대규모 현장에서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었다. 이를테면 한다발에 2톤인 철근을 두다발 이상은 인양하면 안 되는데, 현장엔 그런 개념이 없었다. 마티즈 같은 소형차량에 카니발 같은 대형차량 마냥 7명, 9명을 태웠다는 말이다. 또한 중국산 저가 장비가 난립하면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아왔다. 노동조합은 국토교통부와 10여차례 대화 끝에 소형타워크레인에 대한 세부규격이 도출했다. ‘소형’ 장비는 그 쓰임새에 맞게 작은 현장에 설치하도록 규격을 설정한 것이다. (높이 10층 이하, 지브 길이 40~30m, 모멘트 값 588 등)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합의와 달리 3톤 미만 소형타워크레인은 20시간 교육을 이수한 면허 소지지가 조종하고, 그 이상은 일반 타워크레인으로 자격증을 소지한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조종하면 된다는 식으로 해석했다. 3톤 미만 장비는 목수든 철근공이든 20시간 교육만 받으면 조종할 수 있도록 하고, 3톤 이상 장비는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조종하면 될 일로 치부한 것이다. 그러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무서워서 못살겠다’고 나섰다. 2020년 다시 한번 총파업을 결의했고, 국토부와 대화를 시도해 합의를 도출했다. 세부규격 외 소형타워크레인이 대형 현장에 설치되는 건 위험하니 설 자리를 없게 유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국토교통부는 말을 바꾸고 있다. 

엉터리 엉터리 엉터리
소형타워크레인은 제작, 수입시 건설기계관리법 등에 따라 정해진 높이, 지브길이, 모멘트 등에 대한 형식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한다. 
2013년 13대였던 소형타워크레인이 2020년 1,780대에 이를 동안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설계도면과 실제 설치가 다른 소형타워크레인을 수도 없이 형식 승인했다. 
또한 소형타워크레인을 설치할 때, 설치 후 6개월마다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정기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된 적은 거의 없다. 반면, 지난해 노동조합과 국토교통부가 소형타워크레인 특별 합동점검에 나서면서 549대에 대한 4천여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1대당 6~7가지 시정조치 사항이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최동주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은 “소형타워크레인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같은 무더기 결함은 국토교통부가 올해들어 2월에 소형타워크레인 3개 기종에 대한 등록말소를 한 배경이 됐다. 문제는 등록말소 장비가 건설현장에 버젓이 가동됐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소형타워크레인 등록 및 검사는 지자체에서 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지자체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다. 건설사도, 지자체도 별 문제의식 없이 등록말소 장비를 설치했다. 소형타워크레인 특성상 한번 ‘심어’놓으면 다시 ‘뽑기’도 어렵다. 그러면서 4월 26일부터 두 달 사이 소형타워크레인 사고가 8번 발생했다. 이 중 등록말소 장비가 3건, 시정조치 장비 사고가 2건이다. 이들 사고로 노동자 1명이 목숨을 잃었고,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차량 1대가 파손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배경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학교, 공원, 도로에...
타워크레인 총파업 기자회견장에서 건설노조 이영철 위원장은 “노사민정을 통해 위험천만한 소형타워크레인 문제 해법을 도출해놓고, 2년후 국토교통부는 되레 후퇴한 자세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이 한 해 600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비 없이, 기능인력 없이 건물은 올라가지 않는데,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에는 관심이 없다. 이번 총파업은 구조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투쟁이다. 건설노조 6만 조합원이 함께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대체 몇 명이 죽어나가야 하나”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 김수용 지부장은 “정부의 무능과 안전불감증에 총파업으로 맞선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 박현수 지부장은 “아이들 다니는 학교 앞에, 어르신 쉬는 공원 앞에, 시민들일 일상을 보내는 도로 위에 시한폭탄이 있다. 언제 추락할지 모르고, 언제 자재가 쏟아질지 모르니 시한폭탄”이라며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 6/3 서울시 도봉구 CCTL 130-L43A
6월 3일 서울시 도봉구 병원신축공사 현장 CCTL 130-L43A 소형타워크레인 와이어로프가 터져 자재를 매다는 후크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하던 노동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알고보니 2월 10일 국토교통부가 이 장비를 등록말소 장비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후 CCTL 130-L43A 소형타워크레인을 2월 15일 동대문구청이 정기검사 했고, 장비는 아무 이상 없이 현장에서 가동됐다.  

# 5/24 강원도 속초 FT-140
5월 24일 강원도 속초시 청초호 생활 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  FT-140 소형타워크레인 지브가 떨어져나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브는 타워크레인에서 ‘팔’ 역할을 한다. 소형타워크레인의 주된 목적은 자재 인양으로 지브는 핵심 부품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장비는 4월 29일 평택시가 등록말소한 장비였다. 등록말소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행정조치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더 황당한 건 국토교통부가 5월 10일 소형타워크레인 특별점검을 실시하면서 ‘합격’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장비는 그로부터 보름 후 사고가 났다. 

 

 

# 타워크레인 총파업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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