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노동자 대투쟁 정신계승 사업 펼치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선배 열사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솥발산 역사 기행
선배 열사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솥발산 역사 기행

장마를 뚫고 선배 열사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34년을 맞았다. 87년 6월 항쟁 계승 사업은 각계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6월 항쟁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9월까지 이어갔던 ‘노동자 대투쟁’을 기리는 사업은 드물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험하지 못한 신규 조합원들과 경험한 선배 조합원들이 함께 노동자 대투쟁의 정신을 상기하고 계승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가라앉은 투쟁을 복원하고 사업장과 직종을 넘는 연대의 정신으로 하반기 총파업 투쟁을 새롭게 결의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

지난 6월 30일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의미를 담은 카드뉴스를 발행한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8일 오후 3시 30분 경남 양산에 있는 솥발산 열사 묘역을 찾았다. 조합원들의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한 ‘87년 노동자 대투쟁 솥발산 역사 기행 프로그램’은 부산경남울산 열사회에서 해설을 맡았다.

솥발산 역사 기행 참가자들이 폭우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솥발산 역사 기행 참가자들이 폭우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폭우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참가자들은 정경식 열사, 박창수 열사, 권미경 열사, 양봉수 열사, 배달호 열사, 조수원 열사, 박일수 열사 등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활동했던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했다. 87년부터 시작해 90년 전노협을 건설하고 민주노조 사수 투쟁을 벌이며 95년 민주노총 건설에 이르기까지 시대 순으로 열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당시 투쟁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건강하셔, 술들 작작 먹고”

8일 오후 7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2층 대강당에서는 ‘87년을 산 선배 노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강연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투쟁 사업장과 신규 사업장 위주로 강연회 참가자들을 선정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강연 ‘87년을 산 선배 노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강연 ‘87년을 산 선배 노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김진숙 지도위원은 “내가 87년 동안 산 것은 아니다”라며 웃음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힘찬 목소리와 특유의 유머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한 강연 말미에서 김 지도위원은 ‘노동자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심지어 같은 계급 안에서 정규직 노동자에게 비정규직 노동자가 연대를 구걸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며 탄식도 했다.

박창수 열사의 아들이 얼마 전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김 지도위원은 눈시울을 붉혔다. 참가자들도 함께 울었다. 김 지도위원은 “나는 많은 것을 절제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절제가 나름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보다. 여러분들이 행복해야 노동운동이 행복하다”라며 “건강하시라, 술들 작작 먹고”라는 당부로 강연을 마쳤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시대와 상황은 바뀌었지만 선배 노동자들이 목숨으로 지켜온 민주노조의 정신과 투쟁 정신을 이어가자”라면서 “코로나19 시대에 민주노조가 가야 할 길이 뭔지 선배들의 경험을 거름 삼아 찾고자 한다”라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강연회를 마친 후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강연회를 마친 후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기념사업으로 ‘현안사업장 집중 투쟁’과 ‘투쟁 문화제’, ‘집회 기획과 사회자 교육’ 등을 7월 중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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