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용역직 요양보호사 15명 7월 정규직 전환
원내 타 직종 비정규직도 정규직 전환 추진한다

9일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 선언식에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병원장 임상혁)과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위원장 나순자, 지부장 조윤찬)가 외부파견업체 소속으로 일했던 15명의 요양보호사를 7월 1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합의했다. 이번 정규직 전환은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가지고 있던 임상혁 병원장의 의지와 의료기관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의 정책이 맞닿아 성사됐다.

이번 정규직 전환은 파견용역 비정규직으로 녹색병원 재활 간호·간병통합병동(61병동)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채용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9일 아침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진행된 공동선언식에서 임상혁 병원장은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녹색병원임에도 환자 돌봄을 지원하는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조리노동자, 환경미화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어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며 “경영상태가 좋아진 만큼 녹색병원의 방향성과 철학에 따라 15명의 요양보호사를 정규직화 했으며 앞으로도 형편이 되는대로 다른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도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언식에 참가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좌)과 임상혁 녹색병원 병원장(우)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전태일 병원이 되겠다 선언한 녹색병원 노사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에 감사한다”며 “우리 사회 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 문제는 전 사회가 면밀히 살펴보고,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특히 의료기관에서의 비정규직 문제는 환자안전, 의료서비스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녹색병원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보건의료노조 산하 모든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제로가 될 수 있도록 노정교섭, 산별교섭, 그리고 현장교섭을 통해 적극 노력하겠다”밝혔다.

 

7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근무를 시작한 61병동의 한 요양보호사는 “업체 파견으로 녹색병원에서 계속 일하다 그만두고 한 달쯤 쉬고 있었는데, 정규직으로 인력을 새로 뽑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동에서 일할 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참 좋았고, 이제 정규직으로 안정적인 생활과 업무의 성취감도 더 얻을 수 있게 될 것 같아 녹색병원에 다시 오게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정부의 공공병원 비정규직 전환 방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공공기관에서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병원인 녹색병원에서 파견용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매우 의미 있는 사례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병원사업장에서 모든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의료기관 평가 인증기준, 의료질 평가 지원금 기준에 비정규직 비율 반영 ▲공공병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2021년 내 완료 ▲계약직 돌려막기 실태조사와 근절대책 마련 ▲불법파견 실태조사와 근절 조치 ▲간접고용 비정규직 고용승계 법제화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추진을 촉구하며 9월 산별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서 2003년 설립한 민간형 공익병원이다. 2003년 개원이후 지속적으로 산재·직업병 환자, 인권침해 피해자,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돌보며 공익활동에 앞장서왔다.

직원들의 병원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최근에는 보건의료노조 녹색병원지부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000만원을 녹색병원 발전위원회에 기부해 그동안 노동/지역/환경/인권 등의 분야에서 진행해온 의료지원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도 최근 사회연대기금으로 1,500만원을 전달했으며, 민주노총의 주요 산별노조·연맹들도 녹색병원이 진정한 전태일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7일 보건의료노조와 녹색병원이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
7일 보건의료노조와 녹색병원이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
7일 보건의료노조와 녹색병원이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
7일 보건의료노조와 녹색병원이 녹색병원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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