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중이용시설마다 다른 방역지침
- 백화점발 집단감염, 누가 다녀갔는지 알 수 없어 역학조사 어려워
- 대책없이 폐쇄되는 직원휴게실, 창고와 계단에서 쉬어
- ‘유통업 노동자들이 안전해야 시민들도 안전하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은 7월 22일 오전 11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집단감염과 코로나 확진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코로나 방역 조치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첫번째 기자회견으로 나선 하인주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의 백화점 종사자 행정명령이 방역을 위한 것이라면 백화점 원청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지침 발표 이후 백화점은 협력사 직원들에게 검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자가격리를 요구한 경우가 있었고, 결국 개인 휴무와 연차를 써가며 알아서 해결하라는 지시 뿐”이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 4차 대유행 시기에, 백화점이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한다면 불특정 다수를 응대하는 백화점 판매 노동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코스트코, 방역조치라며 물도 못마시게 하면서 확진자 발생 소식은 쉬쉬

두번째 기자회견에 나선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직원들의 안전도, 고객의 안전도 책임지지 않고 매출 올리기에만 혈안되어 있는 대형마트”라며 “직원들이 외부 식당에 가서 불특정다수와 식사를 하다가 코로나 발생하면 직원 탓이니 회사는 잘못 없다는 핑계를 대고 싶은거 아니냐”면서 대형마트 업체가 방역 책임을 제대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불특정 다수가 오가고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더욱 방역조치가 세심하고 꼼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출입관리를 시작하면 입장이 더뎌져 고객들이 불편해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누가 다녀갔는지 알 수 없어 역학조사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서비스연맹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창문 하나 없이 환기조차 어려운 공간에서 수백명의 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옆 매장에서 발생해도 일관된 방역지침이 없다. 유통업계는 가뜩이나 좁은 휴게실과 식당을 폐쇄할 뿐 노동자들의 휴식, 따뜻한 식사를 위한 대책은 없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은 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를 하고 있지만, 유통업계들은 ‘코로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지만 유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 나아가 고객들의 안전도 뒷전이다.

정부는 확진자가 줄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고심하고 있다. 사실상 집합을 금지시킨 것이다. 정부의 강화된 방역지침은 다중이용시설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안전해야 대면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민들도 안전하다. 정부는 집단감염의 재발을 막고자 한다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일관된 방역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기자회견문]

고객응대 서비스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도 안전하다.

정부는 마트, 백화점 등 유통 다중이용시설에 일관된 코로나 방역조치 마련하고 엄격히 적용하라

코로나감염 4차 대유행으로 많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달 전인 6월 중순께에만 해도 500명 이하였던 신규확진자 수가 1,300명 대로 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집단감염이 시작된 지난 7월 4일과만 비교해도 약 530명이 늘어난 수치이다. 특히 최근 2주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의 확진자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통 다중이용시설에 긴급한 추가 방역 행정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의 엄격한 방역조치로 제한되고 있는 소상공⋅자영업 점포에 비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조치이다.

유통재벌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다국적기업이 운영하는 이케아와 코스트코에는 애초부터 코로나 방역시스템이 엄격히 가동되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명이 드나드는 유통 다중이용공간이지만 방문객에 대한 제대로 된 방문객 제한, 발열체크, QR코드 체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점포 측에서는 매장 내에 자가진단을 할 수있는 기기들과 소독제를 비치했다고는 하나, 각 점포마다 출입구가 굉장히 여러 군데에 있는것에 비해 방문객 방역을 관리·감독하는 보안원은 거의 배치하지 않아 사실상 의미가 없다.

면적당 출입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도 유통 다중이용시설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제한되거나 관리되지 않는 불특정 다수의 방문객들이 매장에 들어와, 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시향이나 (화장품)발색 테스트 등을 이유로 갑자기 마스크를 벗는다든지, 점포내 카페나 식당같은 취식시설 에서 장시간 마스크 착용없이 이야기를 한다든지, 점포 입장이나 계산시 너무 밀착하여 줄서기를 하고있는데 제재가 없다든지의 행태는 대면서비스를 하는 대형 유통업 종사 노동자들이 가장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이다. 심지어 이와중에 백화점은 지난 주말에도 연장영업을 강행하는 등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에 대한 위기감이 전혀 없는 모습이다.

마트나 백화점 측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휴게시설이나 식당은 일찌감치 폐쇄하여 노동자들이 업무시간동안 마땅히 취할 휴식⋅취식의 기본권도 코로나감염 예방을 이유로 침해해 왔다. 직원들은 계단참이나 복도, 브랜드매장 후방의 협소한 창고같은 데에 밀착하여 최소한의 휴식과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고, 직원인원에 비해 너무나 작은 화장실을 불안에 떨며 이용하고 있다(양치 등). 방문객에 대한 조치는 거의 하지 않는 수준이면서, 직원들의 이용공간은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노동권의 심각한 침해이기도 하지만, 한편 협소한 공간에 직원들이 밀집되는 풍선효과를 유발해 노동자와 방문객을 집단감염 가능성이 더 높일 수도 있는 것이기에 매우 우려스럽다. 광주, 부산, 인천, 대구의 일부 백화점에서 노동자가 우선접종 받을 수 있도록 신청 공고를 한 곳도 있으나 이것이 전국 유통 다중이용시설로 확산하는 정부의 움직임은 없다.

더하여,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점포 종사 노동자들에게 확진자 발생시기와 이동경로에 대해 신속하게 고지하지 않는 것, 점포에서 일하는 협력업체(브랜드) 노동자가 코로나 검사를 받을 때 휴무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근무 외 시간이나 개인연차 사용해 받도록 하는 것도 문제이다.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불안감과 방역의 부담이 노동자 개인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유통분과 서비스노동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대기업 눈치보지 말고 유통 다중이용시설 면적당 출입 방문객 수를 제한하라.

둘째, 유통 다중이용시설 확진자 발생시 협력업체 고지의무 이행 점검을 강화하라.

셋째, 유통 매장의 협력업체 노동자⋅특수고용노동자가 개인 부담없이 코로나 검사받고, 백신접종 후에도 후유증으로 인한 피해가 있지 않도록 검사와 접종시기 유급휴가 보장하도록 하라.

넷째, 유통매장의 직원전용 휴게시설 폐쇄, 식당 폐쇄로 인한 풍선효과를 막을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 (휴게공간 추가 마련, 직원 취식공간 마련, 고객화장실 이용 등)

다섯째, 대형 유통업체가 고객응대 노동자에게 마스크 지급하고, 제한된 방문객에 대한 엄격한 출입관리 및 화장품 테스트 금지 등 방문객 이용 규칙 마련하도록 조처하라.

여섯째, 다중이용시설 종사 노동자도 백신 우선접종하라

대형유통매장의 서비스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들이 코로나로 부터 안전하다!

유통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엄격하고 일관된 조치가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정부는 유통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방역조치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라!

2021년 7월 22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유통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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